린다린다린다(リンダリンダリンダ, 2005)

린다린다린다

リンダリンダリンダ ,2005

오랫동안 미루고 있던 영화가 있다. 『린다린다린다』라는, 락이나 그런쪽에 관심이 없었던, 어쨌든간에 일본 노래는 후반부부터 듣기 시작한 사람에겐 어색한 제목의 영화였다. 조금은 우스꽝스럽다고나 할까. 물론 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나는 <블루하트>라는 밴드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했고, 다 본 지금으로서도 "그래... 있구나"하는 정도로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나에겐 벽이 너무 크다고나 할까. 린다린다~ 하는 즐거운 느낌의 노래라는건 느낄 수 있었지만.

이 영화는 무엇일까. 아직도 묘한 느낌이 드는 그런 영화다. 시작부터 굉장히 어둑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옅은 회색빛의 영상으로 시작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포스터와는 상반되게 조금은 침울한 느낌이었다. 뭐라고 해야할까, 이 느낌은. 영화 자체에서는 학생을 주인공으로하는 드라마의 여러가지 특징이 묻어나고 있었지만,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지금까지 봐온 그런 드라마와는 다르게 조금은 씁쓸한 뒷맛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이유를 꼽으라면 딱히 이 부분때문이에요라고 꼽을만한 부분도 없다.

그런, 조금은 우울한 느낌의 영화이지만, 축제의 열기(그렇게 뜨겁게 느껴지지 못했던건,  아마도 위와 같은 우울한 느낌이 전반적으로 묘하게 깔려있었던 탓일까?)와 함께 친구들 간의 우정까지도 담아내고 있다. 감독이 의도했던건 평범한 이야기 속에서 그런 우정을 그려내고 싶었던 걸까. 뜯어서 이렇게 저렇게 의미를 붙여보자면, 그게 논리의 비약이든 뭐든 여러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의 스토리는 전형적인 일본 영화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 굉장히 소박한 정서를 오르내림없이 잔잔하게 그려내는 형태. 전반적으로 어느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어? 라고 하면 딱히 대답하긴 어렵지만(이 영화에서는 마지막 락 페스티벌 부분일까?) 그렇다고 해서 재미가 없었던 것도 아닌. 몇 번 보면 질리기 쉬운 흐름인데도 나는 그런 영화를 굉장히 좋아했다. 일상을 그려내는 영화처럼 밋밋한 것도 없지만, 그것은 그것만의 맛이 있다고나 할까.

물론 이 영화의 주인공들을 평범한 학생들의 이야기, 라며 평범한 학생들이라고 부르기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송(배두나 분)은 유학생(끝까지 이름을 안불러주... 송이 이름인가?)이라는 점에서 이미 톡 튀는 부분이고, 나머지도 밴드부(경음악부) 소속. 그렇지만 적어도 보기 드문 광경은 아니다. 일반화 시키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누구나 볼 수 있는 이야기를 참 담담하게 잘 담아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부분은 많아도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영화는 아니었다. 웃음 포인트도 감동 포인트도 잡기 어중간한 이야기. 어쩌면 그저 경음악부 학생들의 '4일 축제간의 일기'에 가까운 소소한 이야기. 극적 요소를 바란다면, 역시 꽝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영화 자체는 꽤나 혹평을 받았다. 주변에서 몇개의 글을 읽어봤는데, 영화 자체로서의 매력은 많이 부족했던 모양. 아무래도 무엇때문에 갈등을 겪는지에 대한 실마리가 거의 주어지지 않고, 마치 감독과 배우들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만을 계속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 문제점으로 꼽혔는데, 즉 감독이 보는 사람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진다기 보다는 말 그대로 자기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해볼 수 있겠다. 그리고 이것이 영화를 평가하는데 플러스 요소가 될지 마이너스 요소가 될지는 미지수다.


P.S.)
일본 배우들을 잘 모르는데다 처음 배두나씨도 못알아봐서 -_-;; 도대체 이게 누구야~ 정말 한국인인거야~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고~ 하다가 인터넷에서 쳐보고 다시 영화를 봐보고나서야 알았다. 헉, 배두나씨잖아. 솔직히 처음 배두나씨조차 못알아봤을 때는 엥, 아는 배우가 없어~ 헐~ 이러고 있다가 배두나씨를 알아보고는 뭐야~ 배두나씨가 핵심인거야~ 하고 보다가 보니까 다들... 프로필이 화려하시군요. -_-;;

배두나('송' 역): 더이상 설명이 必要韓紙? (필요한지... 이거 꼭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ㅋㅋ)
마에다 아키('쿄코' 역): 영화 '배틀로얄' '나카가와 노리코'역 (신인상)
카시이 유우('케이' 역): 이름은 많이 들어봤다. 오다기리 조(죠?)와 결혼.
세키네 시오리('노조미' 역): 가장 관심을 쏟으며 봤던 역. 뭔가 좀 있다- 싶었더니, 정말로 베이시스트 활동 중. 소속 그룹은 EMI 소속의 「Base Ball Bears」.

P.S.2)
태어나서 처음으로 실물은 아니지만(당연;) 무도관을 봤다. 무도관이 저렇게 생겼구나. 케이의 꿈에서 무도관을 그려내는걸 보면, 무도관이 확실히 큰 무대이긴 한가보다.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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