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티스토리로 돌아오다


잠깐 티스토리를 떠나 네이버 블로그에 머물렀다. 잠깐 써본 결과, 네이버 블로그는 내 옛날 편견과는 다르게 꽤 완성도있는 블로그가 되어있었다. 오히려 완성도라는 측면에서는 티스토리를 아득히 따돌리고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TT라는 엔진의 한계에 묶여있는 티스토리와 달리, 네이버 블로그는 비교적 자유롭게 버전을 올려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을 거다. 그 결과 지금의 네이버블로그에 사용되고 있는 스마트에디터(2.0과, 특히 3.0)는 굉장히 세련된 글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단으로 성장했다. 티스토리와 같은 플랫폼인 다음 카카오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브런치(Brunch) 역시 마찬가지로, 이들이 티스토리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그럴싸해보이는 글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거다. 즉, 블로거가 노력하지 않더라도, 블로거는 글만 잘 써내면, 그 이후에 그 글이 얼마나 있어뵈는가는 블로그 서비스 자체에서 해결해준다는 소리다. 티스토리는 여전히 이런 면이 부족하다. 예쁜 유료스킨들이 많이 나와있지만 아직도 아쉬운 부분들이 많다.


티스토리의 성장가능성과 생존가능성

그리고 무엇보다(이는 브런치와도 마찬가지지만) 다음 카카오의 잇따른 서비스 종료로 티스토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을 넘어서서 생존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사실 티스토리의 성장가능성은 그다지 전망이 밝지 않다. 블로그라는 서비스 자체가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티스토리는 태터툴즈의 한계에 묶여있으며(심지어 이 엔진은 다음 측에서 개발한 게 아니다 - 티스토리 자체는 태터와 함께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각종 SNS의 유행으로 뒤로 밀려나고 있는 블로그 시장은 점점 네이버 블로그에게, 그리고 조금의 파이는 오히려 브런치에게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라 할 것이다. 


그 한계는 앞서 말한 것처럼 에디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제목에 이미지도 넣을 수 있고, 여전히 디테일은 아쉽지만 비교적 간단하게 쓰기에는 꽤 그럴싸한 수준으로 성장한 네이버의 스마트에디터와 달리 티스토리는 과거의 에디터보다는 훨씬 세련되고 이용하기 편리해졌지만 여전히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에디터다. 예컨대 몇 년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는 '크롬에서의 글 작성시 글자 크기/문단 모양 변화' 문제가 대표적이다. 물론 이는 티스토리의 능력 밖에 있는 문제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치부하기에는 네이버 블로그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럼에 따라 가장 와닿는 부분은 이랬다.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쓸 때는 한 편 한 편의 글이 부담감이 덜했다. 물론 거기서는 아예 테마를 바꿔서 맛집 위주로 포스팅하다보니 쉽게 글을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티스토리처럼 글을 쓰면서 이미지는 잘 모양새를 갖췄는지 문단은 망가지지 않았는지를 살피지 않아도 됐다. 티스토리 앱은 사용해본 적 없지만 네이버 블로그 앱도, 기능 면에서 아쉬움은 많지만 그럴싸한 기능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스토리의 전망이 꼭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내가 네이버 블로그에서 티스토리로 다시 돌아온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무엇보다 네이버 블로그의 획일적인 스킨 구조를 벗어나고 싶었다.

둘째, 에버노트 플러그인이 매력적인 장치로 자리매김했다.

셋째, 구글 신경망 번역의 등장으로 외국 유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사실 셋째는 부차적인 이유(정확히는 "장기적으로 어느 정도의 가능성이 있다" 정도일 것이다. 어쨌든 신경망 번역이 대충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것은 사실이다 - 사실 신경망 번역은 한->영에서도 가능성이 있지만, 당장은 영->한 기사 번역에 상당한 보탬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고 첫째와 둘째가 가장 크다. 특히 에버노트를 본격적으로 쓰면서 에버노트를 블로그 작성 툴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꽤 큰 장점이 되었다. 이렇듯 확장성이라는 측면에서 사실 포털에 종속된 네이버 블로그는 아무리 그 완성도를 높이더라도 티스토리에 비견할 바가 될 수 없다. 그러나 현재의 정체된 상황을 어느 정도 풀어줄 필요성은 있을 것 같다. 적어도 사용자의 상당수가 "이 서비스가 계속될 수 있을까"를 걱정하면서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정상은 아니다. 어쨌든, 지금 네이버에 쓴 50여개의 글은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못했지만 일단 티스토리로 돌아오게 됐다. 블로그의 2차 도메인도, 닉네임도, 스킨도 모두 갈아치웠다. 이렇게 준비하는 데에 4만원 여 돈이 들었다. 사실 그와 함께 애드센스를 달았는데, 이걸로 대단한 수익이 나기를 기대한다기 보다는 지금 애드센스 계정에 들어있는 70달러에 30달러 정도만 더 보태 100달러를 만들어 찾는 것이 목표다. 솔직히 블로그를 남들처럼 아주 열심히 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애드센스로 300달러가 넘는 돈을 받아봤다. 이 정도면 사치스런 일이다.


그래도 LEET 준비, 판례 공부같은거 하면서 공부 결과를 정리해서 올리면 조금은 더 보탬이 될지도..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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