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2010) - 재밌지만 불편했던, 아저씨의 매력

재밌지만 불편했던, 아저씨의 매력
아저싸(2009)
한국


한동안 아저씨 열풍이 불었다.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연예인들까지도 나도 그런 아저씨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었다. 도대체 무슨 영화일까. 나이 제한에 걸려 어떻게도 볼 수 없는 영화였기에, 궁금하기만 했다. 그리고 얼마전, 개학을 앞두고 잠깐 봐볼까- 했다가 계속 보게 되었다. 뭐 그런 이야기지. 아저씨, 재밋지만 불편했던 매력. 이게 그 모두인게 아닐까.

아저씨는 작품 영화라고 해야하나, 예술 영화라기 보다는 지극히 상업성에 초점을 맞춘 상업영화다. 그만큼 화려한 액션씬에 흥미진진한 스토리까지 상업적인 성공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엔하위키에서는 옆집 아저씨가 원빈인 영화라고 할 정도로 원빈은... 멋있다. 남자가 봐도 원빈밖에 안 보이는 영화, 뭐 그 정도려나. 분명 사회적으로 생각해볼만한 많은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는데도 그 이상 특별히 생각이 안 든다. 소위 '먼치킨'이라는 설정하에 원빈이 한 조직을 철저하게 박살내고, 우리는 그것을 보면서 통쾌함을 느낀다. 그걸로 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할 것은 분명히 재밌지만 불편했던 매력이다. 그렇다, 그 불편함이다. 아저씨를 보는 내내 나를 불편하게 했던 것은 많았다. 원래 비위가 강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피튀기는 액션 씬도 그다지 반가운 것은 아니었으나 본래 액션 자체는 좋아하는 터라 가볍게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개미굴이라느니 장기매매라느니하는 것을 살려내어 영화에 포함시킨 덕에 영화는 불편한 요소를 상당히 많이 가지게 되었다. 사회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이기에 더욱 소름이 끼친다. 조폭을 미화했던 많은 영화와 달리 아저씨는 '나'와 '조직'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영화를 진행하면서 '조직'에게 철저한 악역을 배당했다.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보더라도, 아무리 잘 봐준다고 해도 무기징역감. 현실적으로는 그렇다. 그는 말 그대로 흑기사다. 법적으로는, 그리고 실제로도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지만, 그는 우리가 참고 있는 폭력의 대변자이고, 동시에 소미를 구하기 위한 '어둠의 기사'인 것이다. 경찰과같은 모든 공권력으로부터 어긋나있는 영역을 그는 무자비하게 파괴한다.

마지막, 문구점에서 가방과 문구를 잔뜩 사주고, "혼자 사는거야, 잘 할수 있지?"라고 묻는 차태식의 모습은 왠지 씁쓸하다. 슬프기도 하다. 해피엔딩이라면(물론 소미가 무사히 구출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해피엔딩이라 할 수 있겠지만) 차태식도 저 멀리 도망쳐서 둘이 잘 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뒤를 보여주지는 않겠지만 그가 다시 소미를 볼 기회는 아마도 없지 않을까. 본다고 해도 못해도 몇 십년은 감옥에서 살아야할테니까.

그것은 과거에 죽어버린 아내, 세상의 빛을 한 차례도 보지 못하고 함께 죽은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던 것에서 발현된 감정일지도 모른다. 잔혹하지만, 소미 앞에서 권총을 숨기고, 피묻으니까 오지 말라는 그의 모습은 차가움 속에 아직 남아있던 감성이고, 동시에 조금 남은 따뜻함이고, 또다른 사랑의 표현이다. 극단적인 사랑의 표현.

물론 이렇게 분석하지 않더라도, 화려한 액션과 흥미진진한 스토리로서 상업성을 충분히 갖춘 영화다. 그것은 아저씨의 흥행 성적이 말해주는 것이 아니던가.

파괴적이진 않지만 부드러운 액션, 그리고 거기에 가미된 원빈의 모습은 남자가 봐도 할 말이 없다. 새론양의 열연도 엿보인다. 조금은 잔인한 요소가 있지만, 그 정도만 버텨낼 비위가 있다면 볼만하다. 별점으로 말하자면 4개 정도★★★★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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