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 6분의 독백, 남자와 여자

단편영화같은 경우에는 단순 스트리밍이라면 무료로 해주는 곳이 많다. 나도 그런 곳을 찾아다니다가 독립영화에까지 손을 뻗치게 되었다. 뭐랄까, 순천에서는 독립영화를 상영할 시설이 없고(CGV나 롯데시네마같은 멀티플렉스는 있지만, 그 외로는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인구밀도가 엄청 낮아서..) 기타 등등의 문제 때문에 보기 어렵다. 다만 인터넷으로 무료 상영을 해주는 사이트 몇 곳이 있는데, 한국독립영화협회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무료로 스트리밍해주는 곳과 유료로 다운로드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목록화하여 제공하고 있으니 참고해도 좋다.


6분 분량의 독백 중심인 영화 <5월 11일>은 (정확히는 모르지만) 홍석연 씨의 목소리와 대경이라는 여성 분 한 분으로 끝이다. 촬영은 8mm 카메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짜임새같은 것을 따질만한 형태를 취하고 있지 않다. 6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여성뿐이고, 들을 수 있는 건 남자의 독백 뿐이다. 참으로 허망하다고 할 수 있겠고, 동시에 이게 영화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그런게 독립영화나 단편영화의 미학일지도 모르고, 또 그러한 영화이기에 시도가능한 요소들일지도 모른다.


사랑했던 남자와 여자,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권태에 빠졌고, 결국 도망친 남자. 그리고 교통사고로 죽어버린 여자까지. 그 모든 이야기를 담담하게, 감정의 기복 없이 이어나간다. 결국 교통사고로 죽어버린 여자를 영안실에서 보고, 돌아와 가지 말걸, 몰랐으면 좋았을걸 후회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일상이라면 일상인, 그러나 기묘한 나날을 그려낸다.


제대로 된 사랑 한 번 해본적 없지만, 참 감성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망침, 그녀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던 그, 그러나 죽어버린 그녀 앞에서 제 정신이 아니었다고 묘사하는 그 자신의 모습은 그녀 이상으로 그녀를 사랑했었을 그의 미련과 사랑의 잔재일지도 모른다.


이런 구성의 영화로, 물론 장편영화 규모로 90분 이상의 상영시간을 채우긴 어렵겠지만, 비쥬얼노벨이라고 부르는 것들과 겹치는 느낌도 들고.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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