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라고(Elago) 오리지널 갤럭시s8 플러스 케이스: 초박형 케이스의 정석

갤럭시S8 플러스로 3세대 연속 기변!! 을 이루면서, 또다시 그동안 사서 쟁여놓았던 케이스가 모두 짐이 되었다. 갤럭시S7 팔면서 세트메뉴로 다 끼워드리면 될 것 같은데 귀찮아서 매물도 안올리고 있다는게 함정... 어찌되었든지간에 갤럭시S8 플러스를 샀으니 또 새로운 케이스가 필요하게 되었다. 사실 보험을 가입하고 나서는 액정보호필름도 안쓰고 그냥 쌩폰으로 써야지~~ 하는 마인드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 그래도 케이스가 있으면 조금 더 핸드폰을 막 쓸 수 있게 된다는 부분이 있어서 이번에도 케이스를 하나 사봤다. 


그동안 갤럭시S7은 두꺼운 종류의 케이스, 특히 카카오 케이스를 많이 썼는데 가장 중요한 이유는 디자인이었고 그 다음은 그립감을 보완해주기 때문이었다. 갤럭시S7은 S6에 비해 월등히 두꺼워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겐 너무 미끄럽고 얇았다. 두꺼운 케이스를 쓰면 그런 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이야기가 조금 달라졌다. 미끄럽기로는 엣지 디스플레이까지 들어가면서 월등히 심해졌을지 모르지만, 일단 핸드폰 자체가 커지면서 이걸 더 크게 하는 케이스를 쓰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초박형 케이스를 찾다가 결국 고른게, 처음 출시부터 호평을 받았던 엘라고(Elago) 오리지널 케이스다. 



기존에 썼던 케이스는 저질 TPU 젤리케이스였다. 일단 꽉 붙들어매는 느낌도 없고, 어디까지나 중국산 싸구려라서(핸드폰 살 때 끼워넣어줬던 녀석이다) 전반적인 만듦새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번에는 큰 욕심을 부리지 않았더니 저 저질 케이스를 가지고 꽤 오래 썼다. 지금도 예비군 같이 조금 험할 것 같다 싶으면 쓰고 있기도 하고. 사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TPU라는 재질 특성상 황변, 즉 색깔이 누렇게 변색되는 현상을 피해갈 수 없는데 이 녀석은 1개월도 되지 않아서 꽤 빠른 속도로 황변이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낼름, 새로운 케이스로 건너가기로 했다.



형이 갤럭시S8을 쓰고 있기 때문에 2개를 함께 샀다. 가격대가 결코 싼 케이스는 아닌데(만원 초입~중반 수준이니 당연히 비싼 것도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꽤 그럴싸한 플라스틱 케이스에 담겨져 왔다. 케이스를 담은 케이스 자체가 꽤 고급진 느낌이라서 마음에 들었다.



처음 손에 쥐었을 때 느낌은 "와, 이거 잘하면 부러뜨리거나 어디 한 군데 끊어먹을 수도 있겠는데...?"였다. 케이스는 정말로 얇아서, 재질 자체는 단단한 재질(아마도 PP?)이지만 부들부들거릴 정도였다. 기존에 하나에 900원 정도 되는 싸구려 PP케이스를 인터넷에서 구매해서 갤럭시S7에 사용해본 적이 있었는데, 살짝 그런 느낌이 나기도 해서 처음은 조금 실망했었다. 얇은 케이스를 원해서 사놓고 너무 얇아서 실망하는 아이러니..



그래도 기존 TPU 케이스와 비교하면 얼마나 얇은지 체감이 된다. 검은색을 시켰는데, 재질 자체는 굉장히 깔끔한 무광 블랙이다. 물론 처리된 모양새를 보아하니 잔기스에 결코 강한 타입이 아니고 쉽게 자국이 남을 수 있어 케이스 자체의 내구성도, 기기를 얼마나 잘 지켜줄 것인가 하는 내구성도 크게 믿음은 가지 않아서 어디까지나 기스 방지용이라는 느낌이다. 애초에 충격으로부터 보호해주기를 원했던 것이 아니라서 이 부분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었다. 



실제로 케이스를 착용해보니, 착용하기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만족도가 높다. 900원짜리 케이스와 만원이 넘는 케이스를 비교한다는게 처음부터 잘못이기는 했지만,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착용감이 좋다. 소위 말하는 '핏감' 좋은 케이스다. 이렇게 얇은 초박형 케이스들은 대부분 재단에 있어서 지나치게 여유를 줘서 케이스 안에 핸드폰이 꽉 물리지 않는데, 이 녀석은 핸드폰을 꽉 잡아맨다. 이런 견고한 느낌과 얇은 두께가 시너지를 발휘하며넛 원래 핸드폰이 이렇게 생겼던 것 같은 착각을 준다. 물론 하단부나 버튼부는 모두 트여있다. 오히려 어정쩡하게 사용감을 방해하기 보다(물론 재질 특성상 그렇게 만드는 것 자체가 어려웠겠지만) 처음부터 이런 형태가 훨씬 낫다.


사실, 어떤 단점이 있더라도 이런 핏감과 두께가 모든 것을 용서할만 하다. 다만, 초박형 케이스의 태생적 한계는 그대로 가지고 있는데, 바로 파지를 보조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갤럭시S7은 엣지 디스플레이가 아니었음에도 케이스를 사용하지 않거나 얇은 케이스를 사용하는 경우 화면 터치가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곡률을 조정해 다소 완화되었지만 어쨌든 엣지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모델이다보니 문제는 더욱 극심해졌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엣지 디스플레이의 사용감은 지금까지로 말하자면, 디자인적 의미에서 만점, 기능적 의미에서 0점 수준이다).


한 마디로, "초박형 케이스의 정석"같은 녀석이다. 아이폰 쪽에는 이런 케이스가 오래 전부터 나왔지만,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그 수장격이라고 불러도 좋을법한 갤럭시 시리즈에서조차도 이런 종류의 제대로 된 케이스가 거의 없었다. 컨셉의 차이도 있겠고 판매량의 차이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많은 케이스 제조사들이 이런 초박형 케이스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와중에 이런 케이스가 짱짱하게 버티고 있다는 사실은 좋은 일이다. 첫 인상은 꽤 별로 였는데(너무 얇아서) 그건 초박형 케이스에 익숙하지 않은 나의 잘못이고, 일단 갤럭시 넥서스로 시작했던 나의 케이스 이용史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드는 케이스 중 하나다. 무료로 뿌리는 삼성 슬림커버와 컨셉이 중복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만한 케이스다.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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