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방콕을 걷다 #4. Asiatique the Riverfront


 

그렇게 카프리에서 때아닌 폭식을 하고 나서서 드디어 제대로 된 방콕 여행의 시작, 아시아티크 구경을 시작했다. 사실 구경하느라 사진이 얼마 없어서 카프리편을 괜히 따로 쪼갰다 싶어 후회하고 있음..

 

일단 아시아티크는 야시장..인데 쇼핑몰같은 느낌으로 만들어진 현대적인 느낌의 야시장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실제로 아시아티크가 단순히 야시장으로 분류되지 않고 종합쇼핑몰? 비슷하게 분류되어있는 곳도 꽤 많다. 야시장에 대한 면역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짜뚜짝시장보다 더 편안한 느낌으로 야시장 쇼핑이 가능하다. 물론 야시장이니만큼 흥정도 가능. 하지만 전반적으로 같은 물건인 경우 짜뚜짝보다 비싼 느낌이고,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만큼 다루는 품목의 수도 훨씬 적다.

 

 

 

아시아티크 거의 막 돌기 시작할 즈음에 들어갔던 디자인샵에서 팔던 물건들. 사진촬영이 가능한 곳이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딱히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있지는 않아서 그냥 찍었다... 뭐 주인도 별다르게 제재하지는 않았고. 이 가게도 그랬는데 방콕에서 야시장을 돌다보면 주인이 손님을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경우가 꽤 많다(반대도 많고). 마치 장사는 부업일 뿐이고 내가 여기 앉아서 지금 내 일을 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느낌? 책을 읽고 있거나,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는 주인들도 많고, 뭔가 만들어서 파는 곳은 다음 작품에 열중인 경우도 많다. 오히려 이런 분위기라서 더 쇼핑하기 편하다고 느낀 경우도 많았다. 가게에 들어갔을 때 점원이 따라붙어서 뭐 찾으세요, 어떤거 찾으세요 하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서..

 

굉장히 깔끔하게 만들어진 아시아티크답게 이런 식으로 구분도 잘 되어있다. 길 곳곳에 이정표가 설치되있음. 뒤로보이는 건물처럼 예쁘장하게 만들어놓은 곳이 많다. 전반적으로 야시장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곳이라기보다는 종합쇼핑몰? 뭐 그런 단어가 더 잘어울리는 곳이다. 적어도 외면만큼은.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렇게 전형적인 야시장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여기는 옷을 파는 구역이었는데, 대체로 이런 분위기다. 길은 짜뚜짝보다 넓고, 짜뚜짝보다 밝고, 짜뚜짝보다 한산하고, 짜뚜짝보다 깨끗하다는 느낌. 전반적으로 현대화된 느낌이라는게 이런 말이다. 가게도 비교적 가게 이름도 있고 간판도 달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짜뚜짝은 아닌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서 보고나서 그 넓은 짜뚜짝에서 한번도 못봤던 영어로 레드불 써진 반팔티는 아직도 아쉬움. 야시장 쇼핑의 교훈은 항상 처음 봤을 때 딱 집지 않으면 다시는 못살 확률이 매우 매우 높다는거..

 

왠지 야시장하면 이런 아이템이 잘어울린다. 목걸이나 팔찌, 반지. 뭐 그것도 휘황찬란한게 아니라 뭔가 아마츄어와 프로의 경계선에 있는 저런 느낌의 제품들. 뭐랄까 우리나라스러운 느낌은 아닌데 그렇다고 해서 딱히 방콕스러운 것도 아닌 뭐 그런 ㅋㅋㅋ

 

방콕 야시장의 또다른 인상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이렇게 향을 파는 가게가 굉장히 많았다는 거다. 내가 워낙에 향에 관심도 없고 인공적인 냄새를 별로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해서 몰랐던건지도 모르겠지만 뭔가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느낌. 가격도 우리나라보다는 전반적으로 더 싼편이라는 것 같다. 여기말고 짜뚜짝에서 YuStory라는 곳도 있었는데, 거기나 여기나 병을 쭉 세워놓은 모습이 예쁘장하다.

 

그래, 바로 이런게 내가 뭔가 야시장에 잘어울리는 느낌이라고 말했던 것. 조금은 괴기하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예뻤는데, 살까 말까 하다가 역시 못샀다. ㅋㅋㅋㅋ 옆에 코난이나 뭐 그런걸로 만들었던 것도 있었고. 이것도 여기서만 만드는건지 여기서 한 번 보고 그 이후로 한 번도 못봤던 제품들이다.

 

요긴 우쿨렐레를 파는 가게. 이 가게에 이르렀을 쯤이면 이미 나는 실신하기 직전이었을 쯤 정도...? ㅋㅋㅋㅋ 짜뚜짝보다 좁다고는 했지만(물론 실제로 훨씬 좁다!) 그래도 걸어다니기엔 발이 아픈 넓이이긴 하다. 쪼리를 걷고 걸었던 것도 있고. 이 가게는 인터넷에서 나중에 보니까 주인이 조율도 제대로 못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ㅋㅋㅋㅋ 우쿨렐레에 관심이 별로 없어서 그냥 모양이 이쁘네- 하고 넘어갔던 기억이 난다. 뭐 왠지 저런 휘황찬란한 무늬들, 키티같은 캐릭터가 그려진 녀석들은 실질적인 악기로서의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나?

 

아시아티크 한 켠에서. 사람도 많고 하다보니 이런 것도 볼 기회가 있었다. 근데 어떤 음악을 연주했었는지, 이게 정확히 어디쯤이었는지는 전혀 기억이 안난다. 이 사진을 내가 찍은건지 형수님이 찍으신건지조차도 기억이 안나... 이미 기억력까지 혼미해질 쯤인가...

 

 

 

신나게 구경하고 다시 셔틀보트 탑승. 내 기억이 맞다면 우리가 탄 셔틀보트가 막차.. 아니 막배쯤 됐을거다. 저 피로에 쩐 내 뒷모습... ㅋㅋㅋㅋ 돌아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냥 역순으로 가면 됨. 배타고 가서 BTS로 이동.

 

 

BTS 사판탁신(Saphan Taksin)역. 뭐 BTS는 우리나라 지하철이랑 비슷한 느낌이다(지상철이라는 차이 정도?). 저걸 뭐라고 하지.. 개찰구? 어쨌든 저런 것도 있다. 우리나라랑 원리는 조금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BTS 티켓을 끊는 기계가 있는데, 모든 표는 기계로만 끊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사무실 직원이 없는건 아닌데 사무실 직원은 표를 끊어주지 않는다! 다만 지폐를 동전으로 바꿔주는 업무만 수행한다. 대부분의 승차권 발급기는 지폐를 안먹는다. 아예 투입구도 없음. 그래서 저 동전으로 다 바꿔줘야된다. 그래서 줄을 2번 서야된다. 돈바꾸러 한 번, 표 끊으러 한 번.... 뭔가 은근히 비효율적이라는 느낌... 차라리 지폐교환기같은걸 한 대 놓지 그럴거면..

 

오는 길에는 편의점을 들렀다. 내가 지금까지 가본 모든 나라에 다 있는 세븐일레븐! 도쿄에서도 오사카에서도 타이베이에서도, 나는 왠지 이렇게 그 나라 편의점 구경가는게 재밌다 ㅋㅋㅋ 오히려 쌩 태국같은 모습보다 이런게 더 외국에 나왔다는걸 확 느끼게 해주니까. 괜시리 우리나라에서도 파는걸 여기서도 팔면 반갑기도 하고. 마트에서도 관광지에서도 느낄 수 없는, 편의점만의 그런 느낌? 이랄까? ㅋㅋㅋㅋ 다행히 내가 있었던 호텔들 근처에는 꼬박 꼬박 편의점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엔 이런걸 사봤습니다. ㅋㅋㅋㅋ 저기 겨자과자와 벤또는 웃으면서 사서 웃으면서 먹고... 음........... ㅋㅋㅋㅋㅋ 결국 벤또는 먹다보니 몇 개 사서 들고 한국에 들어올 정도가 되었지만, 정말 처음 먹었을 때의 그 충격은 말로 이루할 수 없었음... ㅋㅋㅋㅋ 저기 뒤에 김과자는 그렇게 인기가 좋다고 하는데 우리모두의 공통된 의견은 왜 이런걸 비싼돈 주고 사먹지... 차라리 김을 먹지..... 하는 거였음... ㅋ...

 

태국에서 몇 번 사먹었던 초코우유. FOREMOST라고 뭔가 절대 태국회사는 아닐 거 같은 회사의 제품. 이거랑 경쟁상품은 왠지 일본 메이지사의 초코 우유인 것 같다... 하여간에 어딜가나 초코우유 맛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느낌도 있지만 은근히 맛 차이도 심해서 메이지 초코 우유는 형의 악평이 쏟아졌었다 ㅋㅋㅋ 이건 개인적으로 괜찮았음. 적당히 진하고 맛있었다. 나중에 마트가서까지 사다 먹었을 정도라니까.

 

어쨌든 요렇게 세븐일레븐에서 쇼핑을 거하게 하고 ㅋㅋㅋㅋ 트루시암호텔로 돌아가서 기절에 가깝게 하루를 마무리. 나는 비행기에서부터 읽어오던 책 좀 읽다 잤지만.. 발에 발파스 꼭꼭 챙겨붙이고... 솔직히 정말 너무 너무 피곤해서 버틸 수가 없었던 하루. ㅋㅋㅋㅋ 그렇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그 다음날 아시아티크 따위는 비웃어넘길 정도의 짜뚜짝이 기다리고 있다는걸..ㅋ.. 그 피로가 포스팅까지 느껴지는 거 같다... 아무래도 짜뚜짝만 한 2부작쯤으로 나눠야할 거 같은 느낌. ㅋㅋㅋ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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