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방콕을 걷다 #1. 출국


군 입대 하기 전 마지막 여행. 사실 그 때 여행 3개가 몰려있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다 무산되고 제일 큰 여행이었던 1주짜리 방콕 여행만 성사됐다. 형들, 그리고 형수님과 함께했던 방콕여행. 부지런하지 못해서인지 도쿄, 오사카, 타이베이까지 단 한번도 제대로 된 여행기를 완성해본 적이 없는데, 이번 방콕여행은 어떨까. 어찌되든 한 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형이 방콕에 대해서 여러가지로 많이 알아보라고 했는데, 역시 게을렀던 나는(..) 제대로 된 조사도 하지 못한채 방콕행 비행기에 올랐다. 지금 생각하면 참 멍청했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만큼 형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또 그 믿음 이상이었던 형을 보며 역시 나이스 초이스였다는 생각을... 하면 안되려나...




우선, 돈이 필요했다. 태국의 통화는 바트(Baht)다. 솔직히 말하자면 태어나서 한 번도 들은적도 없는 듣보통화(..) 물론 그건 내가 태국에 별로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을거다. 솔직히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그다지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이미지도 좋은 편은 아니었고(이번 여행이 그걸 완전히 뒤집었던 여행이었다!).. 어쨌든 그래서 우리은행 서울역점? 이었나? 어쨌든 거기 환전센터? 거기에 들러서 돈을 바꿨다.


두둑하게 챙긴 바트!


맨날 같은 색깔 원화만 보다가 만져보는 컬러풀한 바트화. 거기다 생각보다 두툼한 느낌에 요렇게 많은 돈을 현찰로 만져본 적이 없는 나로선 괜히 신기했다 ㅋㅋㅋ 저기 얼핏 보이는 분이 지금 태국 국왕인 라마9세다.


태사랑 협찬(?) 방콕 지도! 조립 by 형수님ㅋㅋ


요렇게 나름 여행 준비 비슷한 것도 해보기 시작. 어차피 첫 날 계획만 짜두면 다음날 계획부터는 현지에서 바로 바로 짜도 된다는 말을 듣고 조금 어정쩡하게 끝난 준비긴 했지만 ㅋㅋㅋ 그래도 지도를 보니 이제 내가 여행을 가는구나 싶기는 했음... 이 때까지만 해도 방콕이 어떤 도시인지를 몰랐는데 BTS니 뭐니 하는걸 보면서 아 뭔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큰 도시겠구나 했는데... 실제로 본 건 그것보다도 더더욱 큰 거였음.. ㅋㅋㅋㅋ


타이항공 체크인 카운터(?)


배고픈 마음을 와퍼세트로 달래주고(와퍼답게 양이 엄청났다)


공항에 왔으니 비행기는 찍어줘야 되는거 아니냐며 비행기도 한 컷 찍어주고


역시 공항에 왔으니 면세점 정도는 들러줘야되는거 아니냐며 면세점도 드릴고


출국 쾅


그렇게 인천공항에 도착. 타이항공이 생각보다 큰 항공사였다는 사실. 어쨌든 뭔가 굉장히 특이한 느낌이었다. 맨날 보던 아시아나나 대한항공과는 색다른 느낌의 항공사였음. 비행기 안 사진이 없긴 한데 뭐랄까 되게 비단스런 느낌이 드는 천이 좌석에도 깔려있다. 타이스럽긴 하네.. 싶었음. 사실 아시아나 B777기 사고 이후 얼마 안지나서 바로 B777을 타서 조금 불안하고 무섭긴 했지만.. 타이베이 가기 며칠 전에는 중화항공 661편 공중분해사고 관련된 글도 보고 탔었기 때문에...


소중한 이름 정도는 지워준 타이항공 보딩패스


쨌든 그렇게 B777 타고 태국으로 날아감! 


타이항공 Transit Card


홍콩국제공항 전경(??)


왜 내 눈 앞에 비행기가 있는데 가지를 못하니 가지를


...은 거짓말이고... 한 번도 밟아본 적도 없는 홍콩땅으로 날아감... 경유편이라서. 사실 경유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짧은 시간이었다. 한 30분 정도 기다렸나. 홍콩 국제공항 대충 구경 좀 해주고 바로 다시 탑승하면 될 정도의 시간이었다. 안에는 약소하게 면세점 비슷하게 되있긴 했는데 딱히 감동적이지는 않았고 가격 환산도 복잡해서 포기. 그래도 안에서 매우 느리긴 하지만(;;) 와이파이도 잡혀서 페이스북에 체크인도 함. 


사실 이야기는 안했지만 이번 여행에서 3G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았었다. 아무래도 와이파이 망이 사방데에 깔려있긴한데 대개 유료라서 무료 AP가 거의 없었다. 맨날 인터넷 잡고 살던 놈이 인터넷이 안되니까 굉장히 답답했다. 그러는 주제에 군대에서는 핸드폰 없이도 잘 살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그렇게 경유해서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에 도착.



타이 수완나품 국제공항.


일단 호텔이 있는 쪽으로 움직이기로 했다. 수완나품 국제공항에서 ARL을 타고 종착역인 파야타이 역으로. 지하철 안에서는 동물원 우리 속의 동물같은 느낌의 취급을 받았다ㅋㅋㅋ 


ARL 티켓 발권기



BTS는 이런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곳이 거의 없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ARL은 여행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인지 스크린도어가 쳐져있다.


BTS와 달리(MRT는 어땠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스크린도어가 쳐져있는데, 그럼에도 알아서 탑승하고 내리는 방식이 아니라 차장? 이 직접 관리하는 방식이다. 안에 탄 사람이 내리기 전에 탑승을 시도하면 차장아저씨가 어디선가 쓰윽 나타나서 이해할 수 없는(..) 방콕말로 굉장히 화내심.


ARL 내부


타이베이 MRT보다는 우리나라 지하철에 가까운 구조다.


신기방기하게 생긴 ARL 티켓


이렇게 플라스틱 코인처럼 생긴게 티켓을 대신한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교통카드처럼 접촉하는 방식이다가 마지막에는 옛날 우리 지하철 종이권처럼 넣어주고 나오는 방식이었던 것 같다. 몇달 지났다고 이게 기억이 잘 안나네..


개인적으로는 철도망이 우리나라처럼 깔끔하게 지하철! 공항철도! 이렇게 연결된게 아니라서 되게 복잡하다는 느낌이었는데... ARL(Airport Rail Link), MRT(Mass Rapid Transit), BTS(Bangkok mass Transit System, BTS 스카이트레인), 거기에 철도망 이외의 여러가지 수상버스니 버스니... 그렇지만 실제로 여행하면서 타게되는 대부분의 운송수단은 BTS였다. MRT는 여행객을 위한 거라기 보다는 훨씬 방콕 현지인을 타겟팅했다는 느낌이고(여행할 때 참고했던 책이 그랬음..) ARL이야 말 그대로 공항철도라서.



계단 꺼졍..


어쨌든 역대 최장시간 최장거리 비행을 마치 실신 직전의 몸을 끌고 힘들게 BTS/ARL 파야타이 역에 도착.. 근데 에스컬레이터? 엘레베이터? 그런거 음써 ㅋ 폭풍 무거운 캐리어백은 100%! 손으로 직접 들고 내려와야된다. 저 계단이 다 내려와서 헥헥거리며 찍은 사진인데 실제로는 저것보다 훠어어어어어얼씬 길다... 정말 지옥을 경험하게 됨. 지금 내 경험상으로는 과장 많이 보태서 31사단 신교대에서 야간 숙영 때 완전군장 메고 숙영지 올라가는 수준이었다..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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