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 아버지와 '정도'의 아들 - 풍림화산 中

※사실 일본 전국시대 역사를 모르시는 분이 많이 읽으실 것 같진 않지만, 조금의 해설이랄까(...) 하는 부분은, 저 역시도 불가능하기에 역주를 달고 위키백과 관련 문서 주소를 기입해두었습니다. 참고하세요!

다케다 가문의 문장


제목은 임의로 붙여본 것입니다. 폭군 아버지와 정도의 아들이라.. 과연, 다케다 노부토라(武田信虎)[각주:1]와 다케다 하루노부(武田晴信, 다케다 신겐)[각주:2] 사이의 관계에 이런 말이 제대로 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신장의 야망 천도 플레이 이후 항상 센고쿠 시대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언어의 장벽(...)이라거나 기타 여러가지 이유로 자세히는 알지 못하거든요. 다만 드라마(풍림화산)에서의 전개 만큼은 폭군이었던 아버지를 나라(가이국)에서 쫓아냄으로써 안정을 되찾겠다라는 명분이 성립하는 것 같습니다. 대사로 확인해보자면, 바로 이런 것이죠.

"지금의 주군은 가이를 하나로 만들었습니다. 그러하기에 우리들은 우러러 보는 것입니다."
"우러러보는 것만으로는 나라를 만들 수 없다. 그 무에 의해 통일된 나라를 사려깊은 분이 이어받음으로써 그 노력도 열매를 맺게 되는 법."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도 드라마같은 '픽션'을 볼 때면 논리보다 감성에 의지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실제로의 판단이라면 위험할 수 있는 판단을 자주 하곤 하죠. 그게 최근의 작품 경향과 딱 맞아 떨어집니다. 독재자, 악인의 인간적 측면을 부각시키는, 그런 경향이 짙죠. 그러다보면 조금 싱숭생숭한 기분에 빠지곤 합니다. 그 사람이 몰락하기 전까지는, 일종의 영웅을 바라는 심리랄까, 빨리 저 녀석 무너져버렸으면 좋겠는데, 하다가도 정말로 몰락하고 나면, 어느새 불쌍하다는 생각을 해버리곤 하는 겁니다. 아마 이 대목에서도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다케다 노부토라.


자기를 보필하던 사람들까지, 모두 돌아서버린 상황. 하루노부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그를 받들었던 사람 모두가 나서야 그에게서 미련을 없앨 수 있다라고 말하고, 어머니는 그건 더욱 잔인한 일이다라고 평하는데, 저 역시도 끔찍히 잔인한 일이라는데는 공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건 일종의 배신이니까요. 자신이 믿었던 가신, 그리고 두려워서 회피하고 있었다라는게 옳을 하루노부, 그리고 믿었는지, 아니면 허수아비였을 뿐인지 모르겠는 노부시게(신겐의 동생)[각주:3]까지 모두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는 것은.. 특히, 묘하게 눈물이 맺힌 것 같은 그 눈, 알면서도 뭐하는 짓이냐며 화내는 모습까지, 괜히 슬펐달까..




물론, 그런 상황을 노부토라는 수용하지 못하고, 화를 내기까지 하지만, 결국 그를 맏이하러 온 간스케[각주:4] 일행과 함께 돌아갑니다. 이 대목은 서사에서 가이의 주인이 바뀌었다는 것이 핵심이고, 드라마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드디어 신겐이 주도적인 역할로 나서기 시작했다는 부분이 핵심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아들을 보는 노부토라, 그리고 자신의 속을 잘 모르겠는 하루노부의 모습을 보자면 조금 씁쓸한 대목이기도 합니다.


아버지를 돌려보내는 다케다 하루노부.


물론 이 상황을 보고 있었을 하루노부 역시 마음이 편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엔하위키를 참고하자면 이 사건 이후로 효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논어>를 읽지 않았을 정도라고 하니, 정사(正史)상으로는 사실 그저 둘이 사이가 나빴을 뿐인지도 모르겠지만, 드라마에서는 꼭 그런 구도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이후 간스케와 노부토라의 승부가 한 씬 있는데, 그 씬에서 자신이 엄격하게 키운 하루노부가 있기 때문에 가이는 만만하게 무너지지 않는다라는 논조의 말을 하게 됩니다.


캡처하지는 않았지만, 노부시게의 경우 하루노부와 다케다 가문의 가신들이 모두 물러난 뒤에도 한참 아버지를 바라보다가 궁수들이 자리를 차지한 이후에야 가신들을 따라 물러납니다. 연기 미스일 수도 있고 의도적인 장치일 수도 있는데, 어찌됐든 보는 사람으로서는 하루노부에게야 거사를 일으키길 잘하셨다라고 말했지만, 자신을 지지했던 아버지와 가독 세습권을 모두 하루노부에게 넘겨준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면, 천도도 (잠깐밖에 안했지만) 우에스기 겐신을 골랐고, 드라마도 풍림화산부터 보기 시작하니, 전국시대 역사에서도 (잘은 모르지만) 주로 다케다-우에스기-호조-이마가와 쪽을 보게 되는군요. 드라마로 보자면 시나노가 어쩌고 스루가가 어쩌고 가이가 어쩌고... 잘은 몰라요. ㅋㅋㅋㅋ 우선 일본어 공부 좀 하고 역사군상같은게 읽어보고 싶기도 합니다. ㅋ_ㅋ


  1. http://ko.wikipedia.org/wiki/%EB%8B%A4%EC%BC%80%EB%8B%A4_%EB%85%B8%EB%B6%80%ED%86%A0%EB%9D%BC [본문으로]
  2. http://ko.wikipedia.org/wiki/%EB%8B%A4%EC%BC%80%EB%8B%A4_%EC%8B%A0%EA%B2%90 [본문으로]
  3. http://ko.wikipedia.org/wiki/%EB%8B%A4%EC%BC%80%EB%8B%A4_%EB%85%B8%EB%B6%80%EC%8B%9C%EA%B2%8C [본문으로]
  4. http://ko.wikipedia.org/wiki/%EC%95%BC%EB%A7%88%EB%AA%A8%ED%86%A0_%EA%B0%84%EC%8A%A4%EC%BC%80 [본문으로]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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