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욱, <냉전: 20세기 후반의 국제정치>

1. 이근욱 교수님의 저서 중 가장 얄팍한 책이면서 서강대학교 출판부가 학부생용 교양도서로 기획했던 <수밸류총서> 중 하나였던 책이다. 이걸로 이근욱 교수님의 책은 서강학술총서로 나왔던 <쿠바 미사일 위기>와, 가장 대표적인 저작이라고 할 수 있는 <왈츠 이후> 두 권이 남는다. 지금 왈츠 이후를 읽고 있긴 한데 책 내용이 눈에 잘 안들어오는건 사실이다. 사실 이근욱 교수님의 책이라는건 기본적으로 정치학과 관련된 책이다보니, 아무리 잘 쓴 글이라고 해도 머릿속에 그 내용이 술술 들어오지는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이 책은 얄팍해서 비교적 잘 읽히는 편이었지만.


2. 냉전에 관해서는 1학기 때 들었던 정치학 개론 때 국제정치 파트에서 살짝 배운적이 있다. 그 때 배웠던 내용들에 대해서 아주 살짝 더 알 수 있었던 책. 그렇다고 해서 아주 깊은 내용은 아니다. 학부생용이기도 하고 책 자체가 워낙에 얇다. 읽던 중에, 정치학개론 시간에 봤던 <핵전략 사령부>가 생각났다. 핵전략 사령부는 미국의 대응체제에 대한 잘못된 명령 하달과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소 간의 협력 과정을 그리는데, 결국 그 협력은 실패로 돌아간다. 국제 정치의 불확실성, 그리고 그에 기인한 소련의 불신 때문이었다. 쓸모없이 명령체계를 복잡하고 엄격하게 만들었던 미국의 잘못이야 말할 것도 없고.


3. 결국 그 영화는 미국 대통령이 소련과의 세계대전으로의 확산을 막기 위해, 모스크바에 폭탄이 떨어지면 뉴욕에도 똑같이 폭탄을 떨어트리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결국 뉴욕에 폭탄을 투하하는 결말로 끝이 난다.  책 내용과 비교해보자면, 어쨌든 생각보다 미국과 소련의 전쟁은 그렇게 쉽사리 나지 않았다. 실제로 불확실성이 짙기는 했으나 균형적인 양극체제였던 미소 냉전체제는 특히 핵무장을 통한 상호확증파괴능력(MAD)을 갖추게 되면서 서로와의 전면전을 기피하게 된다. 사소한 충돌은 있었으나, 실제 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거기에는 양측 정치계의 수많은 계산과 결단이 있었다. 


4. <왈츠 이후>를 읽고 있는데, 나는 정작 아직 왈츠의 저작을 단 하나도 읽지 않았다. 그래서 아직 정확히는 모르지만, 왈츠는 국내적 문제가 국제 정치에 있어서 주요한 변수가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냉전 속에서 보이는 모습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미국에서는 공화당 대통령과 민주당 대통령, 공화당 하원과 민주당 하원 여부에 따라 결정은 극단적으로 달라졌을 것이 분명하다. 이는 미국 내에서 냉전 체제, 그리고 소련을 현상타파국가로 볼것이냐 현상유지국가로 볼 것이냐 하는 문제와도 이어지는데, 대체로 공화당 측에서는 소련을 현상타파국가로 봤다는 것 같다. 그러나 선거에서 공화당 경선에서 포드가 레이건에게 승리하고, 그리고 포드가 지미 카터에게 패배함으로써 데탕트가 이어졌다는 대목이 있다. 과연 국내적 문제가 정말로 국제 정치와 별개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물론 <왈츠 이후>의 구성상 왈츠의 이론에 대한 반박, 보충, 발전 과정이 나타나겠지만.


5. 여전히 국제정치학은 재밌지만, 나에겐 너무나도 어렵다. 빨리 관련된 수업이라도 하나 들어봤으면 좋을텐데.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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