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는 사회적으로 용인되어야하는가

어느 순간부터 동성애자가 사회의 표면으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연예인이나 영화감독같은 사회의 저명인사들까지도 사회의 평판보다 자신의 '취향'을 우선시하기로 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그런 사람들에게 '퇴출'같은 철퇴를 내던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교문화, 라고하는, 우리의 근간이 되는 사상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전통적인 요소들을 버려왔고, 그 전통적인 요소에는 항상 유교가 끼어있었는데도, 아직까지 그 잔재는 수많은 곳에 남아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동성애자에 대한 부정의 시선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은 보수적인 중장년층에만 해당하는 일은 아닌 모양입니다. 물론, 제 주변엔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는 없습니다(커밍아웃하지 않은 동성애자는 물론 알지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동성애자에 관한 이야기를 할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물론 주변에 있다고해도 자주 이야기하게 될 것 같지는 않구요). 그런데 최근에 이야기해볼 기회를 가졌습니다. 『늘품』, 그러니까 제가 속해있는 동아리에서의 토론에서 말이죠. 경북대 김두식 교수님의 불편해도 괜찮아에서 말이죠. 저번 리뷰에서는 이미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았다는 이유로 디테일한 주제에 대해서 언급하지는 않았고, 리뷰 자체도 잠결에 쓴 것인지라 많이 엉성하기는 합니다만, 동성애자 부분만 떼어놓고 보더라도 굉장히 훌륭한 글입니다. 그리고 동성애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에게도 일독을 권합니다. 아, 애초에 코믹만화를 겨냥했던지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네이버 웹툰 '어서오세요 305호에' 역시, 길긴 하지만 추천할만 합니다. 웃으시면서 보실 수 있다는게 가장 큰 강점이겠죠.



불편해도 괜찮아 - 8점
김두식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어서오세요 305호에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동성애자의 용인 자체도 개인의 취향이라고 볼 수 있다, 라는 말을 친구에게서 들었습니다. 아, 토론에서는 아니고, 친구들끼리 이야기하면서 어쩌다 주제가 넘어가서 진행된 대화...-_-;;라는 쓸데없이 긴 부연설명이 덧붙은 대화(!)에서 말이죠. 그리고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민주주의고 자유주의고 개인의 자유 중시고 간에, 다른 사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할 수 있는 자유를 인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동성애자 역시 이성애자들의 '취향'처럼 받아들여져야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왜, 우리가 아무리 특이한 사람을 좋아한다고 할지라도 사람들이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에 돌을 던지지는 않잖습니까. 그런데 유독 동성애자들에게만 돌을 던지는 것은 이상한 모습이 아닌가요? 저는 왜 그 일로 직접 피해를 보지 않는 사람들이 그 사람들에게 더럽다면서 돌을 던지는 건지,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도 기분이 나빠 "불쾌한 감정이라는 피해를 봤다"라고 말하는 건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옛날 미국에 있었던 유색인종 차별과 썩 다른 모습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들을 향해 돌을 던지지 않는 사회보다 궁극적으로는 그들이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겠습니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돌을 던지지 않는 사회가 우선되어야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그들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게 중요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김두식 교수님의 『불편해도 괜찮아』나 와난님의 『어서오세요 305호에』는 선입견을 깨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해주리라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착각이 "나를 좋아한다고 하면 어떡하지"인데, 그들이라고 해서 자신과 같은 남자라고 또는 여자라고해서 무조건 좋아하는게 아닙니다. 이성애자와 다를바 없습니다. 그리고 그들과 연인관계로 나아가고 싶지 않다면, 우리는 그들을 이성애자 대하듯 대하면 되는 겁니다. 나는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 라고 말이죠. 그러고도 계속 좋아한다고 따라다닌다면, 그 때서야 비로소 그 사람을 이상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성애자도 마찬가지인 것처럼 말이죠.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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