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넨스'님의 덧글에 대한 답변입니다

지넨스님의 덧글에 대한 답변 덧글입니다. 너무 길어져서 포스트로 대신합니다.


지넨스님: (지넨스님 덧글 주소)
체벌을 단지 통제의 문제로만 살펴보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교육의 근본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세요.
통제하고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도 결국 교육을 위한 것 아닌가요? 통제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겁니다.
체벌이 교육적으로 많은 부작용을 발생시키고 있고 학생 개인에게는 장기적으로 큰 후유증을 남기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 아닌가요? 또한 사회의 폭력을 전파시키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고요. 교사들 스스로도 체벌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존치해야 합니까?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단지 통제의 편리함때문에 애써 부작용을 암묵해온 것 뿐입니다.

답변:
그 부분은 확실히 제 시각이 좀 편향되 있을겁니다. 전 학생이지만 상당부분 시각을 선생님들의 편에서 보고 있거든요. 그렇지만, 반드시 그것을 통제의 편리함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통제의 편리함 때문이었다고 하면, 과연 그 '편리함'을 다른 기능으로 얼마나 보완해낼 수 있느냐하는 점 자체도 의문입니다.

물론 저는 통제의 편리함 때문에 체벌이 나왔다는 의견 자체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부분적으로는 맞는 말씀입니다만, 전적으로 그렇게 보는 것은 그 또한 교사에 대한, 그리고 교육에 대한 조금은 삐딱한 시선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계속 말하고 있는 것처럼 저는 전적으로 체벌에 동의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장기적으로는 체벌의 폐지가 이상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게 참교육의 길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습니다. 이 글의 요지는 "왜 체벌을 폐지해버렸느냐"가 아니라 "왜 체벌을 대안도 없이 폐지하고 있느냐"라는 것입니다. 효과적인 대안이 확실하게 제시되고, 그 여건만 조성된다면 체벌 폐지에 저도 동의하는 입장입니다.

그렇지만 교육은 이론이 아닙니다. 현장에서의 상황은 굉장히 다릅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은 학생으로서, 학부형으로서, 외부인으로서, 선생님으로서, 정부로서 볼 때 모두 다르게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체벌이 없어졌을 때 학교에는 상당히 긴 또는 영구적인 혼란기가 올 것은 뻔한 일입니다. 이를 단순히 체벌에 대한, 강압적인 태도에 대한 반발이다라고 풀이해서 손쉽게 체벌을 없앨 수 있는 것인가에 저는 큰 의문을 품고 있는 거죠.

선생님들의 관점에서 말씀하셨는데, 그렇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아니 거의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체벌의 긍정적인 부분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최선의 지도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학생부 처벌이나 여타 처벌 방법 및 제재 방법이 현실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체벌을 제외하면 교사의 권위가 무너진다는 점에서 아마 이런 체벌은 어쩔 수 없이 존속되는 것일겁니다. 오해하실까봐 미리 말씀드리자면, 여기서 말씀드리는 교사의 권위는 강압적인 교사의 자세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지도하기 위해서 학생보다 조금 더 위에 위치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을 말하고 있는 겁니다.

제가 지나치게 수단에 치중해서 말씀드리고 있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지만, 학교의 현실을 인정하고나면 그것 외에는 대안이 뚜렷이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성찰교실제요? 그건 그저 학생의 격리라는 의미만 있을 뿐입니다. 지금도 학생을 격리시킬 수 있는 많은 방안을 각급 학교들이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체벌이 행해지는 것은 말씀하신 것처럼 그 통제의 편리함도 있겠지만, 학생인 제 눈으로 봐도 그런 방법이 학생에게 실질적인 훈육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이 큽니다. 물론 그것은 체벌에 의해 그 효과가 가려져있고 일부에서 그토록 외치는 학생의 반동 작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선생님들이 생각하시기에,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 성찰교실제의 효과는 절대 학생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학교에서 학생의 통제는 나쁜 것이 아닙니다. 어느 정도의 통제가 존재하지 않으면 학교는 존재할 수 없고 아마 그 상태로 바로 찢겨져나가버릴 겁니다. 그래요, 학생을 통제하지 못하게 되면 학교의 해체 현상이 얼마나 심하게 나타날지 저는 그 부분이 두렵기도 합니다.

이미 그 예는 처절하다 싶을 정도로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요? 체벌이 폐지된 순간부터 각 학교의 상태가 급변하고 있음은 많은 기사를 통해 언급되었고 순천 P중학교(저희 지역이라 이름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사건 역시 교사의 권위가 얼마나 흔들렸는가를 보여줌과 동시에 학생들이 매를 들지 않는다고해서 교사를 바르게 따라가지 않을 것임을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인권 조례가 통과되지 않은 지역인데도 말입니다. 학생들에게 매를 들지 않아도 당장 훈육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 중학교 1학년생이 55세의 교사에 대해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는 겁니다. 물론 극히 일부의 이야기를 너무 범위를 넓히는 느낌은 있습니다만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에 관한 모든 것을 과연 교사의 강압적 태도와 체벌에 대한 반동이라고 치부해버릴 수 있는 것일까요. 저는 그 근본에는 뒤틀린 가정교육과 역시 함께 뒤틀려있는 교육과정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뒤틀린 교육과정보다도 가정교육의 영향이 가장 클 것입니다. P중 사건 이후 그에대한 아버지의 대응(학교측과 선생님을 고소)는 비록 해당 선생님의 맞고소 이후 알아서 고소를 취하하긴 했지만 얼마나 가정교육 부재의 실태가 심각한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가정교육이라고 하는건 사회 분위기를 바꿔야하는 문제이지 제도를 바꿔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뒤틀려있는 교육과정은 유난히 체벌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들어왔던 내용입니다. 대부분 그랬죠. 당장의 체벌이 중요한게 아니라 인성 교육이 되어야하는게 아니냐고. 그런데 이 부분은 인권 조례와는 별개의 법안으로서 수정되어야할 문제입니다. 정말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게 선행되어야합니다. 인권 조례는 가장 적극적인 교권 제한 수단입니다. 실제로 교권 제한은 어느정도 필요한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교권은 제한하면서 교사에게 대처할 방법을 제대로 주지 않는 것은 교사에게 알아서 해봐라 하고 던지는 것밖에 되지 않는 것 아닙니까? 교육과정의 개선과 체벌 폐지 모두 이루어져야 할 일입니다만 누구라도 그 후폭풍을 최대한 줄이려면 교육과정 개선이 선행되어야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답답한 점은 거기서 끝이 아닙니다. 아마 이러한 체벌 폐지는 사실상 학생들의 훈육 과정에서 선생님들이 생활 부분에 터치를 하지 않는 현상을 불러 일으킬 겁니다. 최근 교권이 대폭 축소되고(바람직한 일입니다) 몇 번 언론에서 일부 이상한 학교와 선생님을 교육자 전반으로 싸잡아 비판한 이후 많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생활에 대해 터치하지 않기 시작했다는 것은 최근의 교육 현장을 살펴보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눈치챌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체벌이 폐지되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선생님들도 '노동자'입니다. 교사라는 직업의 성직(聖職)관을 파괴하고 빼앗은 것은 언론이고 대중이며, 축소하면 학부모님들입니다. 그래요, 이제 선생님들은 학생을 위해 한 몸 헌신하는 성직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그리고 언론 말에 따르면 마음대로 학생이나 패는 직업이 되어버린 겁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그렇지는 않지만요. 그렇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습니까? 당연히 선생님들은 괜한 트러블을 피하게 되는 겁니다. 굳이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한다고 해서 그에 대한 보상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러다 소리라도 한 번 지르면 학생들한테 욕먹고, 학부모들한테 욕먹고, 언론에 퍼지면 폭력교사라느니 뭐라느니 하면서 까이고. 이전까지 그게 가능했던 것은 교사를 성직으로 바라봐왔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요, 성직이 아니라 한 명의 노동자이고 사람일 뿐인 교사인 겁니다. 선생님들도 괜한 짓해서 욕먹고 싶지 않고, 트러블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터치하지 않게 될겁니다. 막말로 지금 당장 눈 감고 안보면, 1년이면 안 볼 학생들입니다. 괜히 고생할 필요가 없단 말입니다.

또다른 하나는 현실적으로 학생을 통제할 모든 수단을 잃은 상황에서 학생들을 지도할 능력이 부족해진다는 것도 있습니다. 체벌이 그 절대적인 수단은 아닙니다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지도가 제대로 안 먹혀 들어가는 판에 체벌이 폐지되면 그게 얼마나 될까요? 얼마전 서울시 교육청이었나요, 경기도 교육청이었나요, 무슨 매뉴얼 배포해가지고는 뭐 학년실로 데려가 학생에게 위압감을 주고 막 그런거 있었죠? 그게 될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그게 안 먹히는 학생 분명히 있습니다. 지금도 있잖아요. 맞을 걸 알면서도 안 듣는 학생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지도의 대상이 되는 학생의 상당수가 그렇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교육과정을 개선하지도 않았고, 체벌을 대신할 교육 수단을 마련해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교사라는 직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도 아니고, 뭔 일만 하면 엄청나게 욕하면서, 교사가 가진 교권만 왕창 축소해놓고, 이제 학생의 인권도 지켜졌으니 좋은 교육이다라고 말해선 안된다는 겁니다. 제도의 개선과 함께 의식의 개선이 필요한데 그럴 조짐도 없고, 더불어 제도 간에 개선의 순서가 있어야하는데 그런 순서도 철저하게 무시됬습니다. 말이 좋아 인권 조례지 사실상 학교 시스템을 개혁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인권 조례에 대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당장 도입한 것에 반대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닌가합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이겠습니다. 이 내용은 지넨스 님에게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학생 분들이 학생 인권 운동하는걸 보면 저도 같은 학생을서 굉장히 멋지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학생 인권 운동을 말씀하시는 학생 분들 중에 학생의 인권을 챙기려는게 아니라 그저 反학교, 反교사의 관점에서 바라보고만 있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분명하게 말하는데, 학생 인권은 反학교 反교사가 아닙니다. 진정한 학생인권 오히려 그보다 학생과 학교, 교사가 한데 어우러질 때 가능할 것입니다. 일부 학생에게나 필요한 체벌을 학생 전반에 적용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려면, 그보다 일부 몰상식한 선생님들을 가지고 교육자 모두을 비난하는 행위는 과연 옳은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우, 글을 다 썼는데 덧글이 더 생겼네요. 덧글 하나에 다 써주셔도 됬는데 지넨스님도 고생하시고 저도 고생합니다. ㅠㅠ


지넨스님: (덧글2)
다른나라와 굳이 비교하기는 싫은데... 체벌하지 않고도 길은 현실적으로 많은데 왜 ? 체벌을 해야하지요?
단지 교육하기 힘들어서? 그럼 아예 교사를 뽑을때 잘 뽑으면 됩니다. 힘들고 어렵지만 사명감으로 뭉친 교사를 뽑으면 되고요. 학생은 교사를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닙니다. 학생을 위해 교사가 존재하도록 만들어야지요.
본래 교사직이 어려운 겁니다. 설득하고 또 설득하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교사직을 수행하는 것이 선진국의 교사들입니다. 이웃나라 일본의 교사를 보세요. 체벌이 금지된 초등학교 일본의 교사들은 아이들을 업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아이들의 인권을 지켜주면서 교육을 합니다. 어릴적 인권을 대접받고 자란 아이가 나중에 타인의 인권을 대접하는 법입니다. 맞고 자란 아이들이 나중에 폭력을 쉽게 휘두르고 사회에 나가면 힘이 약한 사람들을 찍어눌르며, 무시하거든요. 우리나라 사회가 왜 폭력적인지 생각해보셨나요? 조금의 충돌이 발생되면 나이가 적거나 힘이 없으면 무조건 힘으로 누르는 권위적인 사람들... 대부분 어릴적 체벌의 부작용때문입니다.

지오딘님: (지넨스님과 IP가 같은 것으로 보아 동일인이라고 생각해도 되겠지요?) (덧글3)
글쓴이분 지금까지의 관념만 생각치 마시고 다양하고 현실적이며 혁신적인 생각을 하면 체벌이 금지되어야 한다는 것에 도달합니다. 학생이 예의를 지켜야지요. 당연히 교사를 존중해야죠. 그러기 위해 체벌이 금지되어야 한다 말입니다. 교육에 일단 체벌이라는 수단은 있어서는 안되요. 교육은 일단 모든 것이 깨끗해야 하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교육을 행함에 있어 수단이 부적절하면 아무리 열심히 행하더라도 결론은 좋지 못합니다.
우리나라 처럼 체벌을 많이 자주 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아요. 요즘 아이들의 인성이 왜 엉망일까요?
체벌이 없어서가 아니라 체벌이나 억업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폭발하거나 일탈을 하게 됩니다. 자신의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이 다른사람의 인권을 보호해줄 것 같습니까? 천만의 말씀이죠.

위에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다 했으니 남은 두 댓글에 대해서는 지넨스 님의 의견에 대한 제 생각만 간단간단하게 쓰겠습니다. 제가 언급하지 않은 부분은 제가 빼먹었거나 수긍하는 내용일 겁니다. 외면하는게 아니에요.

1. 외국과의 비교
저 역시 외국과의 비교는 그다지 원하지 않고 긍정적인 방향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두 교육을 비교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겁니다. 사회적 분위기, 문화, 교육적 여건 자체가 다른 상황에서 체벌이라는 요소만으로 두 교육의 우위를 가릴 수는 없습니다. 저 역시 왜 체벌해야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명쾌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만 지금 당장 그 것이 어쩔 수 없음에 대해서는 위에서 언급했으니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2. 교사의 선발 문제
교사의 선발 문제 역시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학생은 교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위해 교사가 존재한다"라는 것은 굉장히 긍정적인 방향이고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글에서 언급했듯이 제가 지적하고 싶었던 것은 교사와 학생 모두가 바뀌어야한다는 겁니다. 학생은 교사를 존중하고 교사는 학생을 위해 존재해야합니다. 학생은 교사를 막대하는데 교사는 학생을 위해 존재하라고 하는건 고문이고 동시에 교사의 성직관을 그릇되게 적용한 겁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 성직관은 너무 잘게 찢겨져 이젠 흔적도 찾아보기 어려운데 말입니다. 교사가 어려운 직업으로 남을 수 있고 사실 직업의 특성상 그럴 수 밖에 없지만, 그것이 교사 모두를 성인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대안으로 사명감 있는 교사 선바을 말씀해주셨는데, 실제로는 그런 사명감을 가진 교사의 선발은 쉽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검찰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검찰으로서의 직업 의식이 투철한 검사만 뽑으면 되지 않느냐?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과 상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거구요. 교육 당국이 그런 교사를 뽑지 않고 싶어서 안 뽑는게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그런 교사를 검증하는 시스템 구축 등도 선행되어야겠구요. 이 문제 역시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 글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으로 저는 체벌 금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지만 장기적으로 그 것에 찬성하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마땅히 그러한 제도가 도입된 이후에 인권 조례가 통과되었어야합니다.

3. 충돌이 발생하면 무조건 힘으로 누르는 권위적인 사람들 대부분 어릴적 체벌의 부작용때문입니다.
어디에 근거를 두고 말씀하시는 건지 모르겠는데, 저도 어디서 그런 연구자료를 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 잘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복합적으로 생각해야할 여지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이 체벌의 부작용이라는 것은 동의합니다. 그리고 예시로 초등학교를 드셨는데, 글에선 밝히지 않았으니 제 잘못입니다만 저는 기본적으로 중고등학교에서의 체벌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초등학교에서는 체벌이 그렇게 심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초등학교만의 체벌 폐지라면 잘 모르겠습니다.

4. 교육은 일단 모든 것이 깨끗해야 하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 부분에선 다시 말씀드려야겠네요. 교육 현장에서의 문제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교육자라는 입장은 굉장히 피곤합니다. 사실 교사라는 직업은 그다지 편한 직업군에 속하는 직업이 아닙니다. 인간과 인간이 대면하는 모든 직업이 가지는 피로, 교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교사에 대해 유난히 부정적이 된 시선들, 그리고 학생들조차도 쉽게 파악하지 못하지만 선생님들은 학생을 가르치는 것 외에도 막대한 양의 업무를 떠안고 있습니다.

물론 가르치는 요소가 교사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도 굉장히 피곤한 직업입니다. 교사라는 직업은 말이죠. 교육이야 물론 모든 것이 깨끗해야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야한다는 것도 알고 있고, 그걸 현장의 문제니까 냅두자라고 하는건 지나치게 무성의한 태도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런 대안없이 체벌폐지. 하고 나면 교육은 모두 깨끗해질까요?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까요? 아니, 하다못해, 그렇게 변할 원동력을 얻을 수라도 있을까요? 제가 계속 강조하고 있지만 문제점은 '체벌폐지'가 아니라 '시기상조인 체벌폐지'입니다.

5. 아마 저와 지넨스 님 사이에서 발생한 차이의 이유는
지넨스님이 제 글을 분명히 읽으셨을텐데 요지 파악에서 묘하게 엇나간 부분이 있기 때문일겁니다. 제가 좀 어눌하게 글을 썼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인권 조례를 옹호한다는 의견도 밝혔고, 인권 조례의 필요성에 동의한다는 것도 밝혔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교사와 학생의 위치 재정립이 필요한 것이지 교사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점과 대안이나 보완해줄 제도의 마련 및 개선 없이 이루어진 체벌폐지는 시기상조다라는 것입니다. 사실 이 부분만 말하면 논란은 어느 정도 종식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지넨스님이 써주신 글이 저를 단순한 체벌 동의자로 간주하고 쓰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D


제 글이 명확하지 못해 그런 오해가 발생한 것이라면,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도 다시 제 의견을 밝히고 보완할 기회를 주신 점은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D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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