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 산책

본격적으로 자, 한 번 걸어봐야겠군! 이란 생각을 했던건 아마 며칠전 학교에 들렀을 때 였던 것 같다. 그 땐 친구 부탁으로 학교에 잠깐 갔었는데, 거기서 동아리 형을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 형이 걷는걸 되게 좋아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조금이지만 오랜만에 이야기를 해볼 기회가 있었다. 그래서 그 때 문득 들었던 생각, 아, 나도 걸어야겠다. 물론 헬스클럽에서 런닝머신 정도는 열심히 하고 있지만 그것보다는 근본적으로 머릿속을 비울 수 있도록 걷는 시간, 나만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실제로 걸어보니 그것보단 처음 가본 동네 구경에 조금 더 열심히였던 것 같지만.


그러고보니 15일이 생일이었는데 딱히 별다른 일도 없이 평범하게 지나갔다. 뭔가 되게 아쉬운 느낌 절반, 뭐 다 그런거지 하는 느낌이 절반. 서울 생활이 타지생활인 것도 아니고 아닌 것도 아니라서 참 미묘했다 ㅋㅋㅋ 서울 사는 가족들끼리 모이는건 14일날 미리했고, 15일날 시간 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친구 한 명이랑 술이나 열심히 마셨던 것 같다. 역대급 조용한 생일이었음 ㅋㅋㅋ


가는 길은 학교 정문에서 살짝 틀어 빠지기로 했다. 그래서 그 쪽에서 남문 쪽으로 틀어서 후문 쪽으로 쭉 걸었다. 일단 내가 가보고 싶었던 방향이 후문 쪽이었으니까. 학교를 가로지를까 했는데 맨날 보던 풍경보다는 조금 새로운 풍경이 가보고 싶기도 했다. 물론 이 쪽이라고 해서 완전 처음보는 풍경인 것은 아니지만. 용싸키친. 학교 기숙사 건너편 쯤에 있는 식당인데 나한테 인상깊었던건 동아리 선배가 처음으로 밥 사주겠다고 불러서 갔던 곳이라는거. 내가 워낙 처음보는 사람이랑 대화하는게 미숙해서 아마 누나도 엄청 불편했을거고 ㅋㅋㅋㅋ 여기서 밥먹은게 사실 4번 밖에 안되긴 하지만 그 때 기억이 제일 선명하다. 누나 미안해요 ㅋㅋㅋ..


학교 근처에 헬스장 있냐고 물어보면 보통 나오는 곳이 2곳있는데 한 곳이 내가 다니고 있는 거구장에 있는 헬스클럽이고, 하나가 바로 이 마포아트센터다. 거구장 헬스가 좀 비싼 편이긴 한데(학생 기준 1달 9만원) 여기는 비교적 싸다. 1개월 5만 9천원? 뭐 그 쯤이었다고 들었던 것 같다. 근데 여기는 운동복도 지급없고 시설도 비교적 낙후되서 가성비로는 오히려 거구장 쪽이 더 낫다는 말이 나올정도.. 거기다 여긴 후문 쪽에서 더 들어가야 나오는데 우리 집은 정문족이고 거구장이 정문에 붙어있어서 나는 별로 고민없이 거구장 쪽으로 다니고 있음. ㅎㅎ


J관에서 보면 뒤로 주택가가 쫙 비친다. 형이랑 이야기하면서 저길 한 번쯤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기회가 되서 이번에 한 번 가봤다.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구나, 하는 생각. 사실 모르고 있던건 아니다. 직접 이렇게 들어와보지 않았을 뿐이지 지나가면서 자주 봤다. 광주에서 자주 보던 풍경이랑 정말 닮았다. 뭐 사실 광주도 그다지 자주 갔던 곳은 아니지만.


돌아오는 길에 ㅋㅋㅋ 새문 순대국이 보였다. 맨날 동아리에서 새문 새문 부르던 곳. 동아리에서 형 한 분이 발견했던 곳이라고 하는데 요즘은 퀄리티가 떨어졌다며 자주 가지 않는 그런 곳이 되었다 ㅋㅋㅋ 내일쯤 한 번 가서 먹고 와야지 싶음. 사실은 친구가 밥 먹자그래서 여기서 먹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무산되더라도 혼자라도 꾸역 꾸역 갔다오고 싶다. 여기는 뭐 별다른 추억이 있는 곳은 아닌데 그렇다고 해서 추억이 없는 곳도 아닌, 뭐 그런 느낌이다. 동아리에 막 들어와서 어색함 돋을 때 밥 먹으러 자주 갔던 곳..이라는 이미지?


내가 들어갔던 주택 단지? 쪽 전경.. 중 일부. 학교에서 이대쪽으로 쭉 나가다보면 이런 풍경이 숭문중고 옆으로 펼쳐진다. 사실 저기 작게 보이는 교회를 한 번 가보려고 출발했던거다. 교회를 다니려고 뭐 그런건 아니고(물론 내가 개신교도인 것도 아니고) 워낙에 눈에 띄게 저 혼자 서있는 건물이라서. 교회를 한 2개 정도 보긴 했는데 그 중 높은 교회가 하나 있었다. 그 건물이 맞으려나? 가까이에서 보니까 내가 멀리서 보던 그 건물인지 잘 모르겠다 싶었음. 


이건 사족인데, 우리나라에서 정말 보기 쉬운 2개가 교회랑 편의점인건 확실한 것 같다. 지나가면서 CU도 보고 교회도 다 봤음.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거겠지. 편의점 밀집도가 엄청 심하다고는 하는데 사실 여기 있는 정도면 편의점 밀집도가 그렇게 심한 수준은 아닐거다. 다만 내가 사는 곳 주변으로 GS25 둘, CU 둘, 세븐일레븐 하나 이렇게 있는데 이게 직접 재본건 아닌데 못해도 반지름 300미터짜리 원 안에 다 들어올거다. 진짜 밀집도 엄청 높음.


멀리로 보이는 저 건물이 우리 학교 건물 중 하나. 민자 기숙사. 맨날 앞만 보다가 뒤에서 보는 모습이 좀 새로워서 찍어봤던 사진. 학교 안에서 보이는 모습으로 그렇게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는데 밖에서 보니까 건물 모양이 학교 건물이라기보다는 좀 호텔? 건물의 느낌이 났다. 최상급 호텔은 아니고 그 바로 아래 상급 호텔, 그러니까 좀 비싼 그렇다고 최고급은 아닌 그런 호텔의 느낌. 물론 가격은 비싼 민자기숙사지만. 그나저나 오랜만에 하늘이 안날아가고 사진에 담겼는데... 와 진짜 요 며칠 해를 본 기억이 없다. 맨날 우중충. 차이는 비가 쏟아지느냐 내렸다 말았다 하느냐의 차이일 뿐인 것 같다... 하루 내내 습해...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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