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색대문 (2002)


남색대문

藍色大門

2002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루샤오위 역할로 나와서 심금을 울렸던 계륜미가 여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남색대문>. 영화 포스터를 봐도, 설명을 봐도, 도대체 무슨 내용의 영화인지 종잡을 수 없었던 영화. 듣기로는 계륜미의 영화 첫 주연작이라는 것 같은데. 위의 포스터는 일본 포스터지만, 사실은 대만 영화. 그것도 그럴게, 우선 주인공이 계륜미잖아요, 계륜미.


<남색대문>이 2002년 영화고, <말할 수 없는 비밀>이 2007년작인걸 생각하면 5년 사이에 계륜미도 엄청나게 변했구나...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남색대문>의 계륜미는 굉장히 풋풋한 느낌. '몽크루'라는 종잡을 수 없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계륜미는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와 달리 짧은 숏컷으로 몇몇 씬에서는 남자와 완전히 동화되는(..) 가히 보이시 파워(...)라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래서 더 이미지의 차이가 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계륜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 이 영화를 본 이유의 2/3가 계륜미였기 때문이겠죠.


몽크루는.. 포스터에서야 해맑게 웃고있지만, 대부분의 장면을 무표정으로 일관합니다. 이 영화를 요약해보라고 하면 결국 한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서로를 좋아하게 되는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뭐 평범하게 좋아하게 되는게 아니라는 점이 이 영화의 포인트이긴 하지만요. 장시호와 엮이게 되는 과정은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데,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혜화, 동>에서의 한수처럼 묘하게 비현실적으로 극단적인 느낌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왜 저렇게 행동하지? 에 대해서 도저히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꺼리도 던져주질 않습니다. 그 모든게 위예천이라는 캐릭터, 그러니까 장시호와 몽크루가 얽히게 되는 계기가 되는, 몽크루의 친구입니다. 도대체 왜 장시호를 좋아하면서 몽크루의 이름으로 편지를 보내면서 전해달라고 하는 건지,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나서 학교에 둘이 좋아한다는 소문이 도니까 또 기분나빠하는건.. 도대체 어떤 박자에 맞춰 춤을 춰야하는 건지.


이 영화가 사랑이야기로 흐르는 것 같다가 갑자기 성장드라마로 바뀌어버리는 시점은, 어쩌면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장면이기도 한, 몽크루가 장시호에게 비밀 이야기를 해주는 장면입니다. 나는 사실 위예천을 좋아해. 나는 동성연애자인가봐.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정말로 그녀의 성적 취향이 동성연애자이든, 성장기에 우정과 사랑을 혼동하면서 겪는 문제이든간에 말이죠. 결국 위예천과 몽크루는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리고(라기보다 위예천이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결국 마지막 장면에는 훈훈한 결말. 이라는 알 수 없는 엔딩. 이 훈훈한 결말이라는게 정말로 훈훈하다라는 말 이외의 걸로는 설명이 잘 안됩니다. 


마지막에는 둘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서 끝이 나요. 결말에 이르기까지 시호는 계속 몽크루를 좋아하는데, 몽크루가 상상하는 3년뒤, 5년뒤의 의미는 잘 모르겠어요. 마지막에 뭔가 핵심적인 소재처럼 등장하는 남색 대문의 정체도 잘 모르겠고. 시호가 말한 1년, 3년, 아니 5년 뒤라도-의 그 '후'는, 몽크루가 남자를 좋아하게 된 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좋아한다는 소리인데. 결말은, 그 뒤에, 잘 지냈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하겠지- 라는 미묘한 대사로 끝나요. 뭔가 뒤가 찝찝하다.. 라는 느낌. 그러니까, 아직 영화가 안끝난 것 같다, 라는, 그런 여운이 아니라, 영화를 잘못끝낸거 아닌가 싶은, 뭔가 잘못됐다! 싶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한마디> 처음엔 몽크루와 장시호의 연애물. 뒤로는 몽크루와 위예천의 성장드라마. 그리고 다시 장시호와의 연애물로 돌아오려다가 그대로 끝이 난다. 이게 끝난거 맞나? 싶을 정도로 뭔가 잘못끝낸 것 같다는 느낌. 영화의 가장 큰 포인트는 역시 계륜미.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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