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닮아가는 한국 교육? - "자신감 있는 교육이란?"

[한겨레] 일본 고교생 ‘자신감 부족’ 1위, 한국 1위는…

꽤 지나버렸지만, 일본 청소년 연구소가 한중일미 4개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가 JP뉴스를 통해 보도되었고, JP뉴스와 제휴한 한겨레를 통해 네이버 메인을 장식했었습니다. 결과는 예상할 수 있듯이 일본보다 한단계 앞인 3위. 한국을 4위라고 생각하셨던 분들도 있었을 것 같지만 아직 그 정도까진 아닌 모양입니다. 아, 참고로 조사 항목은 몸과 마음에 대한 건강 조사라고 하는데, 보도에 직접적으로 언급된 부분은 자기 평가(자신감) 항목입니다.

자기 평가 항목에서 일본은 4개 항목 모두 10%를 넘기지 못했고, 한국 역시 20.4%가 가장 높은 항목으로 자신감 부족을 드러냈습니다. 한국 학생들이 자신감이 부족하네, 창의성이 부족하네, 뭐가 부족하네 하면서 보도되는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이런 보도는 학생들의 교육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학생들을 닦달할 건수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저런 보도가 긍정적인 것인지 부정적인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이야기죠.

[IMG-1]일본 학교의 모습. ⓒColdtaxi in Flickr, CC BY-NC 2.0

일본의 분위기를 잘 알기는 어렵지만, 일본같은 경우에는 교육에 있어서 비인간화가 심해지고 있는 문제가 계속되고 있고, 이는 체벌금지와 묶여 한국에도 심심찮게 전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래도 언론 등을 통해 전해지다보니 그 전체가 믿을만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우리나라 교육은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분위기 자체는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유사한 형태를 취하고 있는 입시 제도를 탓할 것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나라 학생들이 대입의 부담을 더 크게 느낀다는 것도 잘 알려져있는 문제 중 하나이고요. 일본에서 실제로 어떻게 느끼는지는 모르겠지만, 원어민 선생님도 그러시더라구요.

이러한 문제는 아마 그러한 입시제도와 결합된 일본의 사회 풍토, 그리고 교육 풍토 때문일 겁니다. 앞서 말했듯 이를 체벌이 금지되어 있고 그에 따라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려고 하는 교사의 모습에서 원인을 찾기도 하고, 히키코모리 등의 사회적 병폐를 그대로 끌어안고 가고 있는 일본의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의 이러한 사회적 병폐를 닮아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싸이코패쓰 문제가 민감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자신감을 키워주지 못하는 교육이라고 한다면 상위 1%에게 자신감을, 99%에게 절망감을 안겨주는 줄세우기식 입시 제도 역시 일조하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연구소는 "자신감을 키워주는 교육을 제공하고 있지 못하다"고 결론냈는데, 과연 자신감을 키워주는 교육이란 무엇일까요. 그 대안 교육은 제가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한가지는 확실합니다. 줄세우기식 교육에는 현행을 유지하는 힘은 있어도 앞으로 나아갈만한 진보적 힘은 없다는 사실..말이죠. 학생들을 내몰수록 그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자연의 섭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왜 사자였나 호랑이였나... 떨어트린다고... -_-a), 그와 반비례하여 떨어지는 학생의 심리적 안정감과 행복감, 자아정체성, 자존감 모두를 커버하면서, 100%는 아니더라도 그와 가까운 교육 효과를 가진 교육을 찾아내는 일이 시급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에 비해 우리 교육은 대안을 찾는다기보다 현행 대입 제도를 이리 뜯어고치고 저리 뜯어고치려고만 하고 있는데, 덕분에 제도가 서로 부딪히는 일도 잦고 말이죠. 교육 방침의 일관성도 유지하지 못하고 있고. 한가지 비전을 가지고 새로운 입시 제도와 새로운 교육 제도를 만들어야하지 않을까요?

<저작권>
[IMG-1] Coldtaxi, Flickr, CC BY-NC 2.0 (원본사진)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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