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 동물농장

  꽤나 유명한 책인데도 오랫동안 읽지 않았던 책,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방학을 기념해 읽었습니다! 읽은지는 꽤 됬는데, 간단히 써서 텀블러로 조금 전송했을 뿐 독후감은 미루고 있었다. 이 작품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내용을 직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사실 우화의 기법을 채택했기 때문에 어떤 작품보다 우의적으로 표현되는 것이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문학에 대해 1%라도 지식이 있다면 살짝 읽어보고 누구를 비판하고 싶은가는 느낄 수 있다. 사실 작품의 창작 의도 자체는 파시즘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反공산주의의 성격을 띈 것으로 해석되었다. 최초의 외국어 번역본이 한국어였을 정도.

 사실 내용을 읽어보고 나서 느낀 점은 전형적인 베스트셀러라는 느낌. 아니, 베스트셀러라기 보다 '명작'이라는 이름이 붙는 작품의 전형적인 형태를 띄고 있었다. 결국 동물농장은 당시의 정세가 적나라하게 반영되었고 그것을 우화의 형태로 표현해낸 것. 처음에는 가벼운 동화 정도로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읽다보니 내용은 현실과 맞물려져가고, 점점 머리는 아파오는 그런 책이었다. 결국 어떤 좋은 의도로 만들어진 집단이든 집단은 분열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느낌?

열두 개의 화난 목소리들이 서로 맞고함질을 치고 있었고, 그 목소리들은 서로 똑같았다. 그래, 맞아, 돼지들의 얼굴에 무슨 변화가 일어났는지 이제 알 수 있었다. 창 밖의 동물들은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인간에게서 돼지로, 다시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번갈아 시선을 옮겼다. 그러나 누가 돼지고 누가 인간인지, 어느 것이 어느 것인지 이미 분간할 수가 없었다.
— 동물농장(Animal Farm) 민음사 출간본 P.123

결국에는 독재에 반대하던(이라고 생각해도 되는 거겠지? 정상적인, 인간에 의한 농장이었을 때) 이들이 모여 그 사회를 전복시키고 시스템을 맞춰나갔는데, 두 사람이 대립하게 되고, 조금 더 계산에 밝은 사람에 의해 한 사람이 누명을 쓰고 쫓겨나고, 한 사람이 권력을 독점하게 되며, 규칙이나 법률은 그 독재자의 편의에 따라 마구잡이로 변하고, 그렇게 변해도 일반인들은 알지 못하고, 모두에게 의무를 가하되 자신에게는 예외이며, 힘으로서 상대방을 제압하려고 하는 전형적인 독재자상을 보여줬다. 결국 그 작은 '농장'의 사회를 통해 독재자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게 되며 그 사회는 어떻게 조작되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메세지를 직접 전달하지는 않으면서, 등장인물들도 그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설정으로, 그리고 그 내막을 아는 이들의 심리묘사를 하지 않음으로서 작가가 독자에게 직접적으로 어떠한 메시지를 던지는 부분은 없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딱 보면 '이런 내막이 있겠군' 하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작가는 독자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암울한 어둠의 시기를 오랫동안 이어왔던 대한민국, 그 역사에도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어 씁쓸하기도 하고, 조금은 묘한 느낌이었다고 해야될래나. 여운은 여운대로, 뭔가 느껴지는 것은 느껴지는대로 많았던 책.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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