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만하면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고등학교 도서실에는 "공부비법"과 관련된 책이 책장 한 칸이 넘게 들어온다. 그야 고등학교 도서실이니까 당연한 일이지만 거기에는 뭔가 사뭇 다른 포스를 풍기는 책들이 들어오곤 한다. <고3 생존 비기> 역시 그런 책이었다. 책 제목부터 무언가 다른 느낌이 풍기지만 그것만이 아니다. 책 내용 자체도 다르다.
시중에 나와있는 공부비법은 많지만, 어떻게 살아야할지는 없다
작가는 서두에서 이렇게 말한다.
고등학생은 힘들다. 고3은 더 힘들다. 그런데 고등학교 생활이 이렇게 힘든 이유는, 그리고 고3 생활이 이렇게 힘든 이유는 아마도 생활의 변화가 커서일 것이다. 적어도 나만 봐도 4시면 종례 후 집에 돌아가던 학교 생활이 10시까지 길어져버렸고, 2학년이 되서는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다. 고1 때까지만 해도 뭔가 멀리 느껴지던 수능이 들고 있는 '칼'이 보인다고나 할까. 고3이 되어서는 아마 그 칼날이 내 목을 향하고 있는 기분이겠지, 하고 예상해본다.
그런 고3을 더 힘들게 하는건 사회적으로 그들을 이해해주는 곳도 없고, 그들을 도와주는 곳도 없다는 데에 있다. 책을 읽어봐야 수리는 요렇게 언어는 요렇게 외국어는 요렇게다라고, 이젠 식상한 이야기들만을 늘어놓는데다, 몇 권의 책을 골라 읽어보면 알 수 있지만 서로 상충되는 이야기들도 많다(특히 오답노트는 만드라는 쪽과 만들지 말라는 쪽이 거의 절반으로 나뉠 정도로 의견이 다르다).
한권의 고3 수기집같은 책
<고3 생존 비기>는 그런 의미에서 완전히 다른 책이다. 공부비법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만 그것을 백업해줄 여러 요소들, 즉 의식주는 물론이고, 이렇게 되면 이렇게 나와야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준다. 물론 그것으로 배부를 리 없다. 인생이란게, 특히 민감해진 고3이란 생물을 책 한 권으로 모두 담아낼 수 있을리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고3 생활을 끝낸 저자의 한 권의 수기집같다. 뭐랄까, 난 이런 위기를 넘었어, 난 이런 병과 싸웠어라고 말하는 수기집은 많다. 공부와 관련된 수기집도 분명히 있다. 난 이런 역경을 이겨내고 이런 생활을 하며 이렇게 공부했지라고 이야기하는. 그렇지만 그런 수기집은 지나치게 '현실과 멀다'. 물론 분명히 힘은 될 수 있다. 그래, 이렇게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도 공부하는데 왜 내가 못하겠어, 하는. 그렇지만 그것은 너무 극단적인 격려다. 현실감이 들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인문계 고등학교 생활을 해온 한 학생의 진솔한 수기집같다. 나는 이렇게 해왔어, 너희도 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뭐랄까, 기존의 책들이 저 멀리서 손을 흔들어주고 있다면, 이 책은 손을 잡아 이끌어주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정확히 뭐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뭐 그런 느낌이다.
시중에 나와있는 공부비법은 많지만, 어떻게 살아야할지는 없다
작가는 서두에서 이렇게 말한다.'예비 및 새내기 고3을 대상으로 했으나 공부법을 나열한 것은 아니고,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고3은 공부에 지배당하는 존재니, 학업에 대한 것도 언급은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의식주 전반을 다루는……책.'하아, 이게 참 긴 설명인데 읽어보면 또 이만한 축약이 없다. 딱 그런 내용이다. 이 책은 공부법을 중심으로 고3을 풀이하지 않는다. 고3이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다룬다. 그렇기 때문에 고3의 생활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공부를 다루지 않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주제는 그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고3'이라고 하는 생물의 생존 패턴을 정리해놨다.
PP. 7~8 [프롤로그] 중
고등학생은 힘들다. 고3은 더 힘들다. 그런데 고등학교 생활이 이렇게 힘든 이유는, 그리고 고3 생활이 이렇게 힘든 이유는 아마도 생활의 변화가 커서일 것이다. 적어도 나만 봐도 4시면 종례 후 집에 돌아가던 학교 생활이 10시까지 길어져버렸고, 2학년이 되서는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다. 고1 때까지만 해도 뭔가 멀리 느껴지던 수능이 들고 있는 '칼'이 보인다고나 할까. 고3이 되어서는 아마 그 칼날이 내 목을 향하고 있는 기분이겠지, 하고 예상해본다.
그런 고3을 더 힘들게 하는건 사회적으로 그들을 이해해주는 곳도 없고, 그들을 도와주는 곳도 없다는 데에 있다. 책을 읽어봐야 수리는 요렇게 언어는 요렇게 외국어는 요렇게다라고, 이젠 식상한 이야기들만을 늘어놓는데다, 몇 권의 책을 골라 읽어보면 알 수 있지만 서로 상충되는 이야기들도 많다(특히 오답노트는 만드라는 쪽과 만들지 말라는 쪽이 거의 절반으로 나뉠 정도로 의견이 다르다).
한권의 고3 수기집같은 책
<고3 생존 비기>는 그런 의미에서 완전히 다른 책이다. 공부비법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만 그것을 백업해줄 여러 요소들, 즉 의식주는 물론이고, 이렇게 되면 이렇게 나와야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준다. 물론 그것으로 배부를 리 없다. 인생이란게, 특히 민감해진 고3이란 생물을 책 한 권으로 모두 담아낼 수 있을리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고3 생활을 끝낸 저자의 한 권의 수기집같다. 뭐랄까, 난 이런 위기를 넘었어, 난 이런 병과 싸웠어라고 말하는 수기집은 많다. 공부와 관련된 수기집도 분명히 있다. 난 이런 역경을 이겨내고 이런 생활을 하며 이렇게 공부했지라고 이야기하는. 그렇지만 그런 수기집은 지나치게 '현실과 멀다'. 물론 분명히 힘은 될 수 있다. 그래, 이렇게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도 공부하는데 왜 내가 못하겠어, 하는. 그렇지만 그것은 너무 극단적인 격려다. 현실감이 들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인문계 고등학교 생활을 해온 한 학생의 진솔한 수기집같다. 나는 이렇게 해왔어, 너희도 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뭐랄까, 기존의 책들이 저 멀리서 손을 흔들어주고 있다면, 이 책은 손을 잡아 이끌어주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정확히 뭐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뭐 그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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