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화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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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복잡한 요즘이다. 주변에서 자꾸 여러가지로 일이 터져나가서, 멘탈을 유지할래야 유지할 수가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 다른 사람들의 문제라는 것은 아니고, 물론 당연히 큰 문제는 나에게 있다. 어쩌면 문제의 화근은 같잖은 질투일지도 모르고. 그냥 요즘 드는 생각은 나 자신이 바보같고 거지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 정말 막말로 호구같은 성격이다. 그런 내 성격은 나 스스로 봐도 너무 찌질해서 말도 안나올 정도고.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 사소한 일에 신경을 쓰는 성격은, 한 때는 그래도 나름 장점도 있는거야, 라고 생각했었는데, 사회생활하기엔 거슬리기 짝이 없는 성격인게 분명하다. 물론 그 점만이 내 성격의 모든 문제점은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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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그런 생각을 한다.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내가 소중하지 않다면? 나는 즐겁다고, 행복하다고 참여하고 있는 한 조직에서 나는 그저 걸림돌에 지나지 않는다면? 위에서 말했던 거지같은 성격과 이런 걱정이 결합하면, 정말로 끝도없이 추락한다. 자기 안으로 추락한다. 한없이 자기침전한다. 그리고 그게 바로 지금 나의 상황이다. 극복해보려고 노력했었다. 그냥 이제 다 나은 줄로만 알았는데, 생활하다보니 그건 아니었다. 그게 아니면 어때, 겪으면서 해쳐나갈거야. 그렇게 생각하면서 원래 생활로 돌아왔는데, 거침없이 튕겼다. 한가지 확실한 점은, 이건 아닌 것 같다는 거다. 뭔가 생활에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1달 남은 대학생활이지만, 뭔가 결정적인 변화가 필요해. 그동안의 생활을 완전히 바꿔놓을, 그런.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제 기말고사가 대충 2주 정도밖에 안남았다. 시험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바쁠 2주가 남아있다. 그 2주를 보내고 나면, 이제 더이상 바뀔 건덕지도 없다. 방학이 되고나면, 대학에서 만나고 있는 이 사람들을 세달은 못본다. 아직 생각이 복잡해서 군대가기 전 한 달을 서울에서 보낼지, 순천에서 보낼지는 결정하지 못했지만, 어떤 결과가 되든간에 나는 2학기에는 이 학교에 있지 않을거다. 나는 군대로 갈거니까. 그리고 군대에 다녀오면 내 인맥의 대부분인 학교 선배들은 모두 졸업을 한 뒤일거다. 참 아쉬운 일이다, 라고, 3월부터 생각해왔는데, 이제는 모르겠다. 되게 회의주의적이 된 것 같다. 뭔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부분에 큰 문제가 생긴것만 같은 기분이다.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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