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모토360 스마트워치(은색 가죽버전)

   스마트워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다. 스마트한 기기라고 하면 사실 핸드폰 정도면 충분하다는 입장이었다. 밖에서 핸드폰만 신경쓰기에도 내 역량으로는 벅찼다. 집에서는 태블릿도 썼지만 어디까지나 인터넷, 포스팅, 기타 여러 가지 작업을 하는데는 PC만한 것이 없었다. 사람들을 보니 핸드폰으로 블로그 포스팅도 하고 이것저것 잘 하던데 나는 그 정도는 못되는걸 보니 나도 어느새 최첨단을 달린다고 말할 수 있는 세대는 아닌가 싶지만, 그런 사람들은 또 동년배거나 나보다 나이 많은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걸 보니 그저 나만 새로운 모바일 시장에 적응을 못한건가 싶기도 하고.

 

   그랬던 내가 모토360을 갑자기 구입한건.. 당연히 충동지름이었다. 옛날부터 저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만든 기계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 가격은 비싼데 안에는 OMAP이 들어있고(내 첫 스마트폰인 갤럭시 넥서스에 쓰였던 추억의 그 이름..).. UnderKG에서 언박싱과 간단리뷰 영상도 모두 챙겨봤지만 그래 음... 시계랑 비슷하긴 하네... 하고 끝났던 제품이었다. 근데 얼마전, 요 녀석이 정가가 $149로 인하되고 나서, Woot발(아마존 경유) 리퍼비시 제품이 $99에 풀렸다. 그래서 냉큼 하나 구입.

 

 

모토로라 모토360 케이스. 생산자 리퍼비시 제품이라서 그런지, 겉에 포장에 스티커로 리퍼비시 제품임이 표시되어있다. MOTOROLA CERTIFIED REFURBISHED라는 문구가 선명하다. 겉에 그려진 시계는 리퍼비시 제품은 모르겠지만 정규 포장 제품에서는 원래 색깔이 반영되어있다.

 

박스 후면에도 Refurbished Moto 360이라고 별도로 표기되어있다.

 

옆면. 태어나서 처음으로 써보는 모토로라 기기, 처음으로 보는 모토로라 로고 실물. 넥서스6가 모토로라 제품 중에선 가장 끌렸던 제품인데 의외로 스마트워치로 만나게 된 모토로라.

  

갤럭시S6도 막 구매했을 때 보니까 IMEI랑 시리얼번호를 스티커로 주던데 요 녀석도 그렇게 되어있다. 위에 무심한듯 시크하게 붙어있음. 중요한지 어쩐지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유출되면 안될 것 같은 포스를 풍기고 있어서 일단 모자이크..

 

윗부분을 통째로 들어내면 안은 요렇게 생겼다. 미국 플러그에 맞는 11자형 충전기(케이블과 일체형!)와 크래들이 포함되어있다. 모토360은 기본적으로 Qi 방식의 무선충전을 이용한다고 하니, 굳이 저 크래들을 쓰지 않더라도 다른 무선충전기를 사용하고 있다면 호환 가능하다.

 

요런 초간단 설명서는 요즈음의 트렌드인듯..

 

리퍼비시지만 겉에 기스는 하나도 없다. 스티커를 제거하고 나면 깔끔한 모습을 드러냄. 스티커는 앞 뒤, 그리고 앞부분과 뒷부분에는 기스 방지용 필름도 붙어있으니 모두 쿨하게 제거해주면 된다. 두께는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는 실제로 찾을 때 훨씬 덜 부담되는 정도다.

 

뒷면은 요로코롬 생겼다. 모토로라 로고와 함께 간단한 설명. 중요한건 저 부분이 금속 재질이 아니라 플라스틱 재질이라, 크랙(금이 가는 현상)이 계속 보고되고 있다. 특히 가죽줄 모델이 심한데, 줄갈이를 하면 더욱 심하지만 가죽줄이나 기본 메탈밴드(모델이 따로 있음)를 사용한다고 해서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거의 유일한 완벽한 해결책은 스틸커넥트라는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고, 아니면 저 부분을 갈아내서 평평하게 만들어줌으로써 하중이 걸리지 않게 하는 방법도 있다.

 

가죽줄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품질에 대한 말은 여러가지이지만 대체적으로 굉장히 저질이라는 평가가 많다. 나도 스틸커넥트만 오면 금속줄로 갈아치우려고 기다리는 중.

 

이래놓으니 나름 스마트한 사람인 것 같기도 하고. 갤럭시S6 + 모토360.

 

일단 페어링을 해준다. 갤럭시S6의 문제인지 모토360의 문제인지 페어링에는 조금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여러가지 명품시계를 본딴 워치페이스. 저런 워치페이스와 여러 사람들이 만든 워치페이스(대체적으로 디지털이지만 아날로그를 바탕으로 한 녀석도 있다!)가 혼재한다. 순서대로 몽블랑 타임워커, 태그호이어 까레라인데 모두 꿈의 시계들. 예쁘긴 정말 예쁘다. 해상도의 문제가 있어 가까이에서 보면 열화가 상당하지만 일반적으로 손목과 시계의 거리를 생각하면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정도다.

 

기능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주요한 기능은 알림 확인과 시계 기능인데, 아무래도 나는 다양하게 데코레이션할 수 있는 시계라는 점이 포인트였고 사실 용도를 결정하지 않고 신기해서 구입(..)한 것이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실제로도 OMAP의 낮은 성능 탓에 그다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아 보인다. 구글나우 카드를 미리보기로 볼 수 있고 그 외에 여러 노티피케이션도 미리보기로 확인 가능하며, 끌어올리면 카드/알림을 확인할 수 있다. 연동시에 사용하는 Android Wear 어플리케이션 상에서 미리보기 기능을 끌 수도 있음.

 


 

1주일간의 사용기.

-배터리 충전은 상당히 오래걸리는 편이고, 배터리 수명 자체도 결코 길지 않다. 초반에는 하루 가기도 어렵고, 업데이트를 모두 마무리 하고 나니 하루 정도는 버틸 수 있는 정도.

-무선 충전은 결코 편하지 않다. 정확히는 무선충전 되는건 좋은데 유선충전이 불가능한 점이 문제다.

-OMAP 성능은 처참하다. 발열, 전력소모, 성능 모두를 잃었다. 일부 사용자는 스마트워치에 얼마나 좋은 성능이 필요하느냐고 반문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모토360에 사용된 OMAP 성능은 답답할 정도다.

-그렇지만 전화, 카톡, 문자 등의 알림을 전달해주는 기능은 기대 이상으로 편해서, 신기한 시계였던 모토360을 스마트워치로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고

-1세대 제품의 한계는 많지만(크랙, OMAP, OMAP, OMAP, OMAP...) $99 정도면 구입할 메리트는 충분하다.

-외형적인 문제라면 역시 시계라면 둥그래야 제맛이고 그런 의미에서 둥그런 워치페이스를 사용할 수 있는건 분명한 강점이고

-그렇지만 역시 조금 두껍긴 해서 긱 스러운 느낌이 없는것은 아니다.

-그리고 덤으로 원플러스원에서 보던 느낌의 진동센서가 상당히 경박하게 울린다는 점.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이미지 맵

    디지털/Gadget 다른 글

    이전 글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