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나오키(半沢直樹, 2013)



한자와 나오키
半沢直樹, 2013
Hanzawa Naoki


야... 꽤 오래전부터 재밌다 재밌다 말은 많이 들었었는데 이제야 봤습니다. 일드 <한자와 나오키>. 엔하위키에 보면 漢字와 나오키가 아니다라고 나와있는데 저도 헷갈렸습니다.. 나오키라는 사람이 나와서 일본에도 많은 한자와 얽힌 이야기인줄 알고 꽤 가벼운 내용의 드라마겠거니... 했는데... 가볍기는 개뿔... 무진장 무거운 작품이더군요. ㅋㅋㅋ 그래서 처음엔 살짝 멘붕 -_-; 이기도 했습니다만 흡입력이 워낙에 대단해서...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일본 드라마를 그다지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기억에 남을만한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총 10편의 <한자와 나오키>의 스토리는 크게 첫 번째 파트(1~5편): <오사카편>과 두 번째 파트(6~10편): <도쿄편>으로 나눠집니다. 전자의 경우 주인공 한자와가 오사카 서부 지점 융자과장으로 있으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두 챕터 모두 플롯의 흐름은 비슷합니다. 파탄난 거래처 + 내부의 적(아사노 지점장/오오와다 상무) + 외부의 적(관세청/금융청 검사관 쿠로사키)이라는 조합이죠. 그리고 그 가운데 동료들과 함께 거래처를 살리든 돈을 받아내든 하고, 내부의 적의 비리를 밝혀서 몰아내거나 강등시키고, 외부의 적은 철저하게 박살내는 그런 흐름이더군요.


같은 플롯이 두 번 반복되다보니 두 번째 파트에 이르러서는 조금 진부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괜찮았습니다. 


매력적인 캐릭터가 넘치는 한자와 나오키인데, 그 와중에 가장 일반적인 사람들의 모습은 역시 한자와의 입행 동기인 콘도가 아닐까 합니다. 드라마 속의 멋진 친구 캐릭터...라는 노선을 따라가다가 마지막에 한자와에 대한 가벼운 배신까지. 우리라면 과연 그 자리에서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었을지. 그리고 이 드라마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인 '좌천'을 상징하는 것과도 같은 캐릭터입니다. 은행판이 얼마나 험난한 곳인지를 잘 보여주는 곳.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콘도처럼 자신이 원치않는 질병도 용서되지 않는다. 단 하나의 결점으로도 좌천되고 인생의 막장까지 몰리는 곳이 이 곳이구나... 싶었습니다. 거기에서 그렇게 헤어나오려고 노력하던 콘도가 끝끝내 한자와를 배신하는 딜을 하고 나서야 은행원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걸 생각하면 참 마음이 무겁습니다. 물론 딱히 행원을 꿈꾸고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 은행판이 저런 분위기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한편 왠지 언젠가 한 번 등돌리지 않을까 싶었던 토마리가 끝까지 한자와를 지지해주고 도와줬던건 좀 의외였습니다. 결국 드라마를 끝마치는 시점에서 호감 2순위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능력자에다 멋진 친구라니.. 참 여느 드라마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한자와도 복받은 캐릭터더군요. 


한자와 나오키라는 인물이 이 이야기의 중심이고 또 매우 매력적이긴 하지만, 한자와 하나가 역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닐까 합니다. 엔하위키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한마디로 이상적인 아내". 조연 캐릭터 중에서는 역시 1순위가 아닐까 합니다. ^^


이야기의 큰 흐름은 역시 파탄난 거래처와 싸우는 건데, 그 계기를 마련하는 관세청/금융청 검사 자체에 더 관심이 가더군요. 자료를 소개(숨김)하고.. 거의 논리와 숫자의 싸움. 사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은행원을 꿈꿔본 적은 없지만... 은행원도 참 하기 힘든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역시 세상에 쉬운일은 없구나... 싶었습니다...


이야기가 이상한 곳으로 새긴 했지만 추천할만한 드라마입니다! <1리터의 눈물> 이후로(전혀 성격이 다른 드라마이긴 하지만;;) 가장 재밌게 본 드라마가 아닐까 하니 다들 한 번쯤 봐보시길 권합니다. 마지막 화 시청률 40%를 넘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ㅋㅋ

소민(素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문의: kimv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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